(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김예원 기자 =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 태평양 담당국장은 현시점에서 세계 경제는 정점에서 조금씩 내려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국장은 13일 강남구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7월에 나온 IMF의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올해와 내년 각각 3.9%로, 지난 4월 예상치와 같다"며 "다만 이는 반올림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국장은 "세계 경제는 조금씩 나빠지고 있다"며 "2년간 회복하다가 정점에서 '내려갈까 말까'하는 상황으로 보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을 제외한 많은 나라는 성장세에서 회복하다가 정점에서 떨어지지 않을까 보고 있다"며 "무역전쟁 등이 포함되지 않아 하방 위험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창용 국장은 미국의 재정정책은 매우 팽창적이라면서, 기준 금리 인상 기조도 완강하다고 판단했다.

이 국장은 "앞으로 미국 경제 성장률은 높을 것이기 때문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무척 크다"며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 위원들이 빨리 올리겠다고 하는데 시장이 못 따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가 올라가게 되면 시장에 충격이 클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크니 경상수지 적자가 감소할 가능성 없고, 무역분쟁이 커질 수 있다"며 "중국은 연해주 지역에 국내총생산(GDP)을 합하면 1인당 GDP가 2만 달러 더 높다. 과연 개발도상국이냐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를 향해서는 결국 세금을 더 걷어 확장적 재정정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국장은 "미래를 볼 때 우리나라 고령화 속도가 너무 빠르고, 고령화로 인해 헬스케어 비용, 연금지출 등이 급격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처럼 GDP 대비 세금 비율을 25%로 유지하면 10년은 갈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안 된다"며 "2027년부터는 지출 증가에 따라 세금 레벨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3%까지 올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인들은 솔직해야 한다"며 "고령화 때문에 10년 뒤부터는 유례없이 지출이 커질 것이다. 세금이 10% 정도 늘어나는 것은 법인세만 올려서 될 것이 아니고, 모든 게 다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창용 국장은 통화정책에 대해 재정정책과의 조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은행은 이자율 정책을 해야 할지, 인플레이션에 맞출지, GDP 갭에 맞춰야 할지 고민이 많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한 기관의 목적만을 가지고 하면 안된다. 상호 일관된 정책을 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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