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명선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기대로 1,110원대 초반선까지 내려설지 주목된다.

달러화는 약 두 달 간 1,115∼1,135원 박스권에 갇혔으나, 하락 재료인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로 하단이 깨진다면 일시에 1,110원대 초반으로 하락할 수도 있다.

22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일별 거래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주 16일 1,130원대에서 이번 주 1,110원대 후반으로 하락하며 추가 상승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 상승을 부추겨 온 핵심 재료들이 시들해지고, 학습 효과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달러 강세 비난 발언에 이어 이번 주에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움직임에 대해 비판하는 작심 발언을 내놨다.

달러 약세를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본적인 입장으로, 잭슨홀 미팅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준의 대응이 주목된다.

서울환시를 둘러싼 재료들은 달러화 하락에 좀 더 우호적이다.

미국과 중국을 둘러싼 무역 분쟁 우려는 22일부터 23일(현지 시간)까지 미국에서 진행될 협상 기대감에 완화됐다.

트럼프는 이번 무역협상에서 많은 것을 기대하지 않는다고 발언했지만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과 미국 양측이 양호한 결과를 내는 데에 주력하길 원한다며 협상에의 의지를 내비쳤다.

이처럼 그동안 달러 매수를 유발하던 불확실성 요인들이 해소되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다.

아시아 증시도 다시 반등하는 모습이다.

5거래일 전까지만 해도 아시아 증시는 터키 등 신흥국 우려로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을 제외한 MSCI 아시아 태평양 주가지수가 1.0% 가까이 하락해 1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그러나 미·중 무역협상 소식에 글로벌 증시는 낙폭을 점차 회복하는 모습이다.

전일 코스피는 외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로 2,270선을 회복했다. 상하이 지수는 1.31% 만큼, 선전 지수는 1.60% 오르며 마감했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도 0.35% 상승 마감했다.

외국계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달러화가 강세 보였을 때 롱 포지션을 길게 가져가곤 했는데 최근 들어서 포지션 자체를 짧게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위안화(CNH) 환율은 당국 경계가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다"며 "유로-달러 환율이 최근 4 거래일 연속으로 상승세 이어가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결제 수요와 저점 인식 매수세 등으로 달러-원의 하단이 지지받을 것이라는 견해도 많았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이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1,110원대에서는 결제 수요가 나온다"고 진단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무역협상이 구체화하면서 위안화를 비롯한 아시아 통화가 강세를 보인다"며 "위험 회피 심리가 완화된 영향에 장중 원화 강세 압력이 유지됐다"고 말했다.

ms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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