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워싱턴 = 연합인포맥스) 특별취재반 = 미국의 글로벌 기업이 북한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북한의 핵 기술력을 활용한 투자도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거론될 정도다.다만, 이들은 북한의 정치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에 투자에는 난색을 보인다는 게 지배적인 평가다.

북한이 예측 가능성과 일관성만 보여준다면 글로벌 기업의 투자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태미 오버비 맥라티 어쏘시에이츠 선임고문은 23일 연합인포맥스와 인터뷰에서 "남북 정상회담 이후 주요 글로벌 기업과 북한시장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박형근 더 코헨그룹 부사장도 "북한시장에 대해 문의하는 기업이 확실하게 있다"고 전했다.

맥라티 어쏘시에이츠는 빌 클린턴 정부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한 토머스 맥라티가 세운 컨설팅업체다. 코헨그룹은 윌리엄 코헨 전 국방부 장관이 만든 컨설팅업체다. 두 업체 모두 미국기업이 전략을 짜는 데 자주 활용되는 곳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미국기업이 북한시장에 대한 관심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실제로 미국의 종자 기업과 에너지기업이 북한의 변화에 대해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천500만명이 넘는 인구와 중국 러시아 등과 이어지는 지리적 이점이 첫 번째 투자요인으로 꼽힌다. 낮은 임금과 석탄 등 풍부한 천연자원도 매력적이다.







<키스 루즈 전미 북한위원회(NCNK)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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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차례 북한에 다녀온 키스 루즈(Keith Luse) 전미 북한위원회(NCNK) 전무는 "북한은 100개에 달하는 시장이 있을 정도로 소비력이 있다"면서 "미국기업에 수출과 판매의 기회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을 스타벅스와 코카콜라 등 미국 식료품 브랜드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에 좋은 곳으로 평가했다.

딕 드로브닉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마셜 경영대학원 교수는 "북한의 풍부한 천연자원은 세계 시장에서 가치가 있다"며 "해외 투자자는 구리와 철과 같은 광물을 캐내고 운송하고 수출하는 전반적인 과정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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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큰 인프라 없이 현금창출에 유리한 관광업은 이른 시일 내 정착할 수 있는 산업으로 꼽힌다.

박 부사장은 "해리 트루먼정부 시절 미국기업 가운데 프랜차이즈호텔이 쿠바시장에 먼저 진입했다"면서 "이후 뒤따라 미국 금융회사가 들어왔고, 이들이 뒤이어 쿠바시장에 진출하는 기업에 자금조달을 도왔다"고 했다.

북한의 핵 기술력을 활용한 투자도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북한의 핵 능력을 여러 다른 민간산업에 접목할 수 있다면 '캐시-카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월터 하우스 베르디그리스 캐피탈 전무>



월터 하우스(Walter Howes) 베르디그리스 캐피탈 전무는 "북한도 한국과 같이 크게는 원자력 에너지 수출입을 통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3~4년 내로 4~5가지의 안전한 원자력 개발 모델이 상용화될 가능성이 커 북한에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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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부사장도 "북한은 여태껏 무기 개발에 써온 기술력과 인적 자원을 다른 평화적인 산업에 배치해 경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물론, 이는 북한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자리잡혔을 때 이야기다. 다양한 투자 가능성에도 북한투자에 대한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게 미국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들은 정치적인 이유에 폐쇄된 개성공단을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했다.

라픽 도싸니 랜드연구소 이사는 "단기적인 관점으로 볼 때 북한의 오랜 정치적 불안정감을 포함한 경제적 문제는 아주 큰 위험 요소로 보인다"면서 "북한은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아 생산성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박 부사장은 "아직 기업이 북한에 성공했다는 전례가 없다"면서 "(개방되더라도) 문화적 충돌을 이유로 미국 기업의 북한진출은 아직 추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미얀마와 쿠바의 경우 미국이 정치적 리스크를 제대로 고려하지 못해 큰 고초를 겪었다"면서 "충분한 시간을 두고 진출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루즈 전무도 "이집트 기업이 북한에 투자했을 때 상환에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투자자에 대한 확실한 법적 보호의 기틀이 마련돼야 하는 만큼 실제로 미국기업이 투자하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우스 전무는 "북한의 정부가 안정적이라는 전제하에 북한에 투자하는 건 한반도의 성공 가능성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그 경우 절대적으로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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