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대신증권 오너 일가가 주식담보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로 인해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낮아질 가능성도 함께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이 지난 22일 보유 대신증권 주식 20만3천주를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았다. 기존 주식담보대출까지 더하면 보유지분 전량에 대해 주식담보대출을 설정한 것이다.

신규로 대출받은 20만주의 대출 만기는 내달 5일로, 기존 담보 대출과 만기를 맞췄다.

양홍석 사장과 이어룡 회장 등 대신증권 오너 일가는 242만주가량을 한국증권금융에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렸다. 전체 보유지분의 절반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주가 수준과 증권사에서 통상적으로 주식 담보 인정 비율이 50%에서 70% 내외로 적용된다는 것을 고려할 때, 대출 규모는 150억원 내외일 것으로 추정했다.

대신증권 오너 일가는 지난 2009년 주식담보대출을 받은 이후 꾸준히 담보 주식 수를 늘려왔다. 대출을 상환하지 않고 만기를 계속해서 연장하면서 담보 대출을 유지해왔다.

주요 증권사 오너 일가 중에서도 주식담보대출 비율이 가장 높다.

대신증권 측은 회장 개인적인 내용이라 사용처를 알 수 없다는 입장만을 반복하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선 대출금 사용처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대신증권의 경우 가뜩이나 최대주주 지분율이 11.5% 수준으로 낮아 경영권 방어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가운데, 자칫 주가가 하락하면 반대매매 행사로 경영권에 위협이 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오너 일가는 대부분 성과급 명목으로 자사주를 받으면서 지분을 늘려왔다"며 "이를 토대로 주식담보대출을 늘려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대신증권 주가가 20% 이상 하락했기 때문에 유지비율을 맞추기 위해 추가로 담보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주식담보대출은 재산권에만 담보가 설정되고 의결권은 인정돼 오너 일가의 자금 운용 수단으로 통용된다"면서도 "반대매매 위험이 있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에게는 부정적인 신호가 된다"고 설명했다.

yjhwa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