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증권업계가 전통적인 비즈니스 모델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투자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증자 등을 통해 늘린 자본력이 바탕이 됐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을 기준으로 증권업계의 자기자본은 1년 전과 비교해 8% 가까이 증가했다. 대형 5개 증권사(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같은 기간 7%가량 늘었다.

주요 증권사는 자기자본을 늘려 덩치를 키우고, 이를 활용한 수익 극대화에 나서고 있다. 자기자본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체력도 좋아졌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의 전체 수익구조에서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축소됐다. 10년 전 전체 수수료에서 브로커리지 부문의 비중은 75%에 달했으나, 최근에는 50% 이하로 줄었다.

이와 동시에 IB 수수료 수익의 비중은 10% 수준에서 40% 이상으로 확대됐다. IB 중에서도 전통적인 인수·주선 수수료, M&A 자문 수수료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디케이션 등에서 발생하는 IB 관련 기타수수료와 이자수익이 눈에 띄게 늘었다.

발행어음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특히 적극적으로 나섰다. 자기자본의 최대 2배까지 발행어음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면서, 투자 여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인수금융, 부동산 개발 등 자본을 활용한 딜을 확대하고 있다. 해외 SOC의 인수와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이를 통해 금융상품 라인업을 늘렸고, 나인원한남브릿지론펀드 상품은 2천700억원이 팔리기도 했다.

미래에셋대우도 IB 등의 자기자본 투자자산이 6조원을 넘어섰다. 이에 힘입어 지난 분기 IB 부문의 수수료 수익이 처음으로 1천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삼성증권 등도 자본 운용 규모를 눈에 띄게 늘리고 있다.

이를 두고 A 증권사 관계자는 "대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하는 기업금융(IB) 업무에 많은 기회가 있다"며 "대형 증권사는 자본력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토대로 딜 구조를 짜는데 몰두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B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 분기 해외 IB딜 등에 적극적으로 나선 곳이 두드러진 수익을 냈다"며 "발행어음과 기업 신용공여 확대, 순자본비율(NCR) 규제 완화 등으로 투자 확대 여력이 늘어나, 추가 이익 확보가 더욱 용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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