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신흥국 통화 불안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최근 인도 루피화 가치가 역대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에 환 헤지를 하지 않은 인도 채권의 손실 가능성으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인도 채권을 추천 상품으로 판매했다. 2016년부터 판매한 물량을 고려하면, 최근 2년여간 350억원 이상을 팔았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판매에 드라이브를 걸었던 상품은 인도수출입은행, 인도철도금융공사 등 공기업 채권이다. 고금리 매력에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 상품들은 환 헤지를 하지 않아 인도 루피화 환율 움직임에 따라 손실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판매 당시에는 인도 루피화가 1년 이상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으나, 1년 새 루피화는 달러 대비 10% 이상 절하됐다.

최근 인도 채권을 편입한 펀드의 손실도 두드러졌다. 채권 직접투자가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은 인도 채권형 펀드에 투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2~3개의 인도 채권형 공모펀드가 운용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인도채권증권자투자신탁은 최근 1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 5%에 달했다. 같은 기간 채권혼합형인 삼성퇴직연금인도중소형FOCUS40자투자신탁의 수익률도 마이너스에 머물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루피화가 상대적 약세를 나타내며 인도 채권을 편입한 펀드 손실로 이어졌다"며 "펀드 듀레이션을 짧게 가져가면서 보수적으로 운용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환율의 영향으로 인도 채권 손실이 커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환율 변동성이 커지면서 신흥국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약화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관계자는 "한국은행에서 고위험 국가로 지정한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달러당 80루피까지 루피화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했다"며 "이 경우 환 손실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흥국이 과거 수년간 대규모로 발행한 외화 표시 채권 전반에 대한 경계심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신흥국 자산에서 발을 돌릴 것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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