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 총수신에서 저원가성 수신 비중은 하락하고 있다.

저원가성 수신은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예금 등을 합한 것을 의미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저원가성 수신은 올해 3월 11조3천570억 원에 달했지만 8월 말에는 3조3천827억 원 적자가 났다.

이에 반해 정기예금은 지난 3월 1조4천527억 원이었으나 8월에는 10조7천763억 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비율로 따지면 3월 대비 약 640%나 늘어난 것이다.

각 시중은행별로도 이와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8월 기준 저원가성 수신은 각각 70조9천692억 원, 87조4천964억 원으로, 3월과 비교했을 때 두 은행 모두 약 3조 가량 줄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8월 기준으로 112조1천867억 원으로, 3월보다 대략 1조5천억 원이 줄어들었다.

신한은행은 3월 대비 약 8천억 원 감소한 74조3천159억 원을 나타냈다.

이에 반해 정기예금은 많게는 하나은행이 약 9조 원, 적게는 우리은행이 1조 원 증가하는 등 4대 은행 모두 늘었다.

전문가들은 정기예금의 금리가 상승하면서 부동자금이 정기예금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저원가성 수신의 경우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묶어둔 소위 부동자금이 늘면서 2013년 이후 2017년까지 수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해왔다"면서 "이후 정기예금 금리가 올라가면서 부동자금 이탈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만기 6개월 이상~12개월 미만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지난 5월 1.84%에서 6월 1.89%, 7월 1.90%로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예대율 관리를 위해 은행의 조달 필요성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예대율 규제가 2020년으로 미뤄져 당장 조달이 급한 상태는 아닌 상황"이라면서도 "8월에도 가계대출 증가폭이 더 커지는 등 가계 대출이 나가고 있어 조달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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