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금융통화위원들의 견해와 소신을 들을 기회가 많았으면 한다"

정임보 대신증권 자산운용본부 팀장은 1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금통위원의 정책·경기 판단에 대해 알 기회가 사실상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을 보면 블랙아웃 기간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다양한 채널과 방법으로 뚜렷한 자기 의견을 얘기한다"며 "한국도 소통을 통해 시장의 무리한 추측을 줄여나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정 팀장은 또 대신증권의 차별화 비결로 리서치를 강조하는 전통적인 문화와 함께 다른 팀과의 회의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꼽았다.

그는 "펀더멘털을 중점으로 한 리서치 역량 강화가 차별화 방법이다"라며 "모든 직원이 리포트를 내고 분석을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정 팀장과의 일문일답.

--대신증권 채권팀을 소개한다면.

▲대신증권 채권팀은 사람이 많지 않다. 본부장님과 4명의 직원이 프랍북과 환매조건부채권(RP), 어음관리계좌(CMA) 등 업무에 국고채전문딜러(PD) 일까지 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소수 인력을 가지고도 많은 업무를 별다른 마찰과 사고 없이 잘 운용해 나가는 팀이다. 소수정예라는 얘기를 많이들 해주신다.

--타 증권사와 차별화 방법은.

▲펀더멘털을 중점으로 한 리서치 역량 강화다. 대신증권은 신입 직원이 처음 오면 펀더멘털과 리서치를 굉장히 강조한다. 신입 직원은 운용이나 다른 업무보다는 데이터 서치와 그래프 작성을 하고, 펀더멘털을 기초로 한 대내외 경제전망을 하게 된다. 모든 직원이 다 리포트를 내고 분석을 하므로 시장의 컨센서스가 아닌 자체 수치로 운용전략을 수립한다.

다른 팀과의 시너지도 있다. 일주일에 한 번 다른 팀과 회의를 하면서 시각을 넓힐 수 있다. 예전에는 채권 팀의 뷰만 가졌다면 현재는 같은 이슈를 다르게 해석하는 다른 팀과의 토의를 거치면서 운용에 도움을 많이 받는다.

--최근 주효했던 투자 판단은.

▲커브 평탄화(플래트닝) 전망과 물가채 매수가 주효했다. 국내 경기의 모멘텀을 부정적으로 봤고, 경기에 대한 시장의 컨센서스도 부정적이었다. 이에 플래트닝을 전망하고 초장기물을 많이 담으면서 플랫 포지션을 늘렸던 게 최근 수익에 도움이 됐다.

물가는 하방을 다지고 올라갈 수 있다는 분석을 했다. 수요가 견인한 인플레이션이라기보다는 석유와 다른 원자재 가격이 하방을 찍고 상승하는 영향을 고려했다. 물가채를 공격적으로 매수했고 수익에도 도움이 됐다.

--채권시장 강세 흐름 이어지는데 현재 시장 진단과 전망은.

▲채권 강세가 중장기적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의 레벨이 단기적으로 부담스럽지만, 시중의 유동성이 갈 곳이 채권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채권은 비록 낮더라도 이자가 나오는 상품이다. 기준금리라는 바닥이 있지만, 지금보다는 금리가 낮아지는 국면이 올 수 있다고 본다.

한국의 경기 모멘텀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도 딱히 보이지 않는다. 반도체도 이미 투자 측에서 둔화하고 있고, 내수를 봐도 모멘텀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은 거의 최장의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내년부터 기저효과나 법인세 감면 효과가 사라지면 현재만큼의 성장세를 구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다.

--눈여겨보는 지표는.

▲최근에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를 보면서 현재 경기 국면이 둔화하는 방향인지 확인한다. 또 재고순환 사이클로 현재 경기 국면을 판단하는 데 참고한다. 예를 들어 수요가 늘어났는데 재고도 증가하면 좋은 국면이라고 볼 수 있다. 또 물가채에 투자하기 때문에 한국의 물가와 중국의 생산자 물가, 해외의 BEI(Break-Even Inflation) 흐름 등을 살핀다.

--운용을 잘하는 비결은.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한 자신의 기준과 소신이 중요하다고 본다. 일희일비하지 않기 위해서는 펀더멘털에 기반을 둔 뷰가 있어야 한다. 또 여기에 더할 것은 많은 얘기를 듣는 것이다. 채권 운용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들어야 한다.

--당국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금융통화위원의 견해와 소신을 들을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 금통위원의 현재 정책과 경기에 대한 판단에 대해 알 기회가 사실상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밖에 없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을 보면 블랙아웃 기간을 제외하고는 상당히 다양한 채널과 방법으로 뚜렷한 자기 의견을 얘기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다양한 자리를 통해 완만한 금리 인상이 현재 국면에 맞다고 이야기한다. 한국도 시장과 소통을 해서 시장의 무리한 추측을 줄여나가야 하지 않을까 한다.

jhha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