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황윤정 기자 = 브라질 대통령 선거가 다음 주로 다가오면서 증권업계에서는 브라질 채권 손실에 대한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비상대책위원회' 성격의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도 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브라질 채권 관련 상시 TF를 운영하고 있다. 공식 명칭은 아니지만, 비대위 성격이 강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NH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브라질을 직접 방문해 현지 상황 실사에 나섰고,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도 평소보다 브라질 관련 리포트를 자주 내며 브라질 대선에 대응하고 있다.

증권업계가 이처럼 브라질 대선에 촉각을 기울이는 것은 대선 결과에 따라 채권 손실 폭이 더 커질 수 있어서다.

브라질은 오는 5일 1차 대선 투표를 치른다. 1차에서 당선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28일 2차 결선투표를 한다.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Datafolha)에 따르면 극우 성향 사회자유당(PSL)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가 32%, 좌파 노동자당(PT) 페르난두 아다지 후보가 21%를 얻어 2차 결선투표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 외 민주노동당(PDT) 시루 고미스 후보가 11%, 브라질사회민주당(PSDB) 제라우두 아우키민 후보가 9%, 지속가능네트워크(Rede) 마리나 시우바 후보가 4%로 3∼5위권을 형성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국내 증권사에서 판매, 중개된 브라질 채권 규모가 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시장 친화적인 후보가 아예 2차 결선투표에 오를 가능성조차 희박해지면서 업계에서는 대선 결과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올해 브라질 국채는 채권가격 하락에 환율 급락이 더해지면서 손실이 마이너스(-) 30%에 달하는 상황이다.

미국 달러 대비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연초 대비 25%가량 절하됐다. 정치 불안으로 지난달 중순에는 24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내기도 했다.

브라질 국채 10년물 금리는 올해 초 9.8% 수준에서 최근 11.5%로, 1.7%포인트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선 결과에 따라 단기적으로 환율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차 결선투표까지 갈 경우 투표 기간만 3주에 달해 이 기간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A 증권사 관계자는 "브라질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지속하면서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며 "환 손실 등으로 한 번 데인 상황이라 사태를 주시하며 상시로 TF에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점 창구 등에서는 브라질 채권, 펀드 환매 문의도 계속되는 가운데, 저가매수 문의도 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B 증권사 해외 채권담당자도 "현재 가격이 많이 내려가서 저점매수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면서도 "좌파 정권이 당선되고 개혁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일 경우 경제가 점점 악화할 수 있어 적극적인 매수 시점은 아니라고 투자자에게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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