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지난 11일 코스피가 7년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하는 등 최근 증시 조정이 가팔라진 가운데 일부 증권사 오너 일가는 이를 기회로 여긴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 하락 시기를 이용해 적극적으로 지분 늘리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 양홍석 사장은 지난 15일 장내에서 자사주 4만5천500주를 매입했다. 최근 주가가 하락하며 지난 7월보다 5% 이상 싼 가격에 지분을 사들였다.

이날에만 5억원가량의 주식을 매입하며 양 사장의 지분율은 종전 4.20%에서 4.25%로 소폭 늘었다.

최근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임에 따라, 증권주의 낙폭도 두드러졌다. 연초 이후 증권주는 18% 가까이 하락하며 벤치마크 지수를 5%포인트 이상 밑돌았다.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증권가 오너 일가의 자사주 매입도 이어졌다.

양 사장은 지난 7월 2년여 만에 지분 매입에 나섰다. 양 사장은 7월 23일부터 3일간에 걸쳐 8억원가량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를 통해 지분율을 4.12%에서 4.20%로 늘렸다.

7월에 이어 이달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자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됐다.

원종석 신영증권 대표도 지난달부터 꾸준히 지분 매입에 나섰다. 주가가 급락한 지난 10일과 11일에는 보통주와 우선주를 모두 포함해 1천주가량을 사들였다.

지난 6월에는 부국증권 김중건 회장과 친인척 관계에 있는 3인이 장내에서 2천300주가량의 주식을 매입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김중건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소폭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오너 지분율이 낮은 증권사의 경우, 추가로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주가 하락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신증권의 경우 오너 일가가 적극적으로 주식을 매입해 왔다. 최대주주 일가 등의 지분율이 11%대에 불과해 경영권 방어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영국계 헤지펀드인 헤르메스가 대신증권의 지분을 사들이며, 경영권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양 사장은 지난 2015년에는 12만3천여주의 자사주를 사들였고, 2016년에도 2차례에 걸쳐 4만주가량의 지분을 취득했다. 이어룡 회장도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가 하락기에 오너가 자사주를 산다는 것은 주가 부양이나 책임 경영을 강화한다는 측면도 있기 때문에 나쁘게 만은 볼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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