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금융산업노동조합이 금융당국과 만나 지방은행이 생존하기 어렵다는 점을 토로하고 이에 대한 당국 차원의 대응책을 요구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월 초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융위원회 관계자들과 함께 허권 금융노조위원장을 비롯한 금융노조 간부, 6개 지방은행 노조위원장과 한 차례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는 지난 7월 '금융노조 창립 58주년 기념식'에서 최 위원장이 금융노조 측과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실무적 장을 마련하기로 하면서 성사됐다.

이날 회동에서 부산·대구·경남·전북·광주·제주은행 등 6개 지방은행 노조위원장들은 시중은행과의 경쟁 과정에서의 어려운 점을 토로하며 지방은행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강화책을 마련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시·도금고 선정에 있어서 시중은행과 이른바 '출연금 출혈 경쟁'에 있어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서울시금고에서 시작된 시중은행간 출연금 경쟁이 지방자치단체까지 번지고 있어 시중은행보다 출연금 규모가 적을수밖에 없는 지방은행들이 선정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최 위원장 역시 지난 11일 국정감사에서 은행권의 금고 선정과 관련해 "금융회사의 경영 건전성을 저해하고, 소비자에 피해가 갈 수 있는 만큼 과당경쟁을 방지할 방안이 무엇이 있는지 지자체 관련 해당 부처와 상의를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금융노조 측은 시·도금고 선정에 있어서의 평가지표 개선, 가산점 체계 등 보완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금융당국에 전달했다.

또 지방은행은 영업지역이 제한돼 있는 반면 시중은행들은 여신을 늘리기 위해 지방 우수 중소기업을 고객으로 유치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이 가능한 점도 지적했다.

이 밖에도 금융노조 관계자들은 은산분리 규제 완화의 문제점과 국책 공기업의 총인건비 제한, 금융권 과당 경쟁, 협동조합 예산 지원 등 현안과 관련된 의견을 제시했다.

금융위와 금융노조는 국정감사가 끝나고 나면 향후 1~2 차례 추가적인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언급된 사안들은 오는 29일 최 위원장이 주재할 예정인 지방은행장 간담회에서 추가로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한 금융위 관계자는 "지방은행장 간담회에서도 금융노조와 의논한 것과 유사한 이야기들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최 위원장이 이전에도 금융노조를 만났을 때 지방은행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다고 말씀한 적이 있는데 그런 차원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지방은행과 관련된 방안을 준비하고 있는 중으로, 간담회 일정 전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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