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스페인의 국채 발행이 긍정적으로 끝났지만 이를 낙관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20일 스페인 재무부는 3년물과 10년물 국채 49억9천만유로 어치를 성공적으로 발행했고 10년물 낙찰금리는 예상보다 낮은 연 5.66%를 기록했다. 낙찰금리는 현재 10년물 국채 금리의 사상 최고치인 7.62%를 크게 밑돌았다.

스피로 소버린 스트래티지의 니컬러스 스피로 이사는 "스페인 국채 발행에 초현실적 분위기가 감돈다"면서 "발행이 성황리에 끝난 것은 스페인이 결국 유럽중앙은행(ECB)이 지원하는 국채 매입 프로그램에 도움을 요청할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스페인 국채 발행이 성공적이었던 이유를 들여다보면 국채 발행이 결코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없다. 씨티그룹은 ECB가 스페인 국채를 사들이고 엄격한 긴축 조건을 적용한다면 내년에 그 여파가 상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스페인 정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압박은 점차 커지고 있다.

씨티그룹은 스페인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마이너스(-) 1.7%에서 -1.8%로 하향했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적자 비율도 6.5%에서 6.6%로 상향 조정했다.

바클레이즈는 올해 스페인 경제가 1.8% 위축되고 적자 비율이 7.0%대를 기록할 것으로 본다.

현지 언론인 엘 파이스는 이날 정부가 전면적 구제금융을 피하고자 1천억유로 규모의 금융권 구제금융 가운데 일부를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다른 회원국들이 이 방안에 동의할지 확실치 않다.

스페인 정부는 구제금융을 받고자 하지만 동반되는 강도 높은 조건은 피하고자 한다. 이에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와 정부는 구제금융을 공식화하는 대신 최선의 해법을 얻고자 국채 발행 결과와 ECB의 국채 매입 조건 등을 자세히 검토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스페인이 구제금융의 하나로 국제 채권단의 '면밀한 감시'를 받는 것을 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은행은 스페인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에 전면적 구제금융을 신청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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