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고유권 기자 = 현대상선이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확충에 나선다.

지난 2010년 12월 3천264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지 거의 2년 만이다.

현대상선은 이와 함께 올초에 검토했다 접었던 하이브리드채권 발행도 다시 검토하기 시작했다.

하이브리드채권은 자본으로 인정되는 신종자본증권이어서 자본확충 효과가 있다.

11일 투자은행(IB) 등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약 3천억∼4천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이사회 결의일로부터 주금납입까지 대략 2개월간의 시일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12월 초순께 구주주 청약이 실시될 예정이다.

현대상선이 유상증자에 나서는 것은 극심한 해운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실적과 재무상황이 추가로 나빠지는 것을 완화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회사채 등을 발행해 유동성을 확보할 수도 있지만 결국 부채를 늘려 부채비율 등의 재무지표를 추가로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자본을 확충해 재무구조를 개선시키겠다는 의도다.

해운업황의 슈퍼사이클로 불리던 2000∼2008년 만 해도 현대상선은 매년 평균 2천억∼4천억원대의 현금흐름 흑자를 내면서 현금을 창출해 왔다.

그러나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해운업황이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실적 부진과 함께 차입이 지속적으로 늘면서 재무구조도 덩달아 나빠졌다.

올해 1분기 말 IFRS 별도기준으로 현대상선의 총차입금은 6조2천827억원이다. 전년 말의5조9천210억원에 비해 늘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396%에서 490%로 대폭 높아졌다. 현대상선은 올들어서만 8천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외부조달 규모를 늘려왔다.

올해 상반기에만 3천256억원(연결기준)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실적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한편, 현대상선은 유상증자와 함께 하이브리드채권의 발행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자본확충의 한 방법으로 올해 초 하이브리드채권 발행을 적극적으로 검토했지만 발행 조건과 시장 여건, 투자 수요 등이 맞지 않아 포기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국내 증권사들에 하이브리드채권 발행 가능 여부를 검토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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