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일부 외국계 자산운용사가 수탁고 감소, 수익률 부진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부 펀드 판매사는 해당 운용사의 펀드 판매를 중단하고 나섰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판매사는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과 스팍스자산운용의 펀드를 신규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판매사가 자체적으로 펀드 운용사의 등급을 책정하는데, 적격 등급에 미달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기존 고객의 추가 매입은 가능하다.

신규 판매가 중단된 펀드는 라자드코리아증권투자신탁, 스팍스성장파워증권투자신탁, 스팍스프라임공모주증권투자신탁 등이다. 판매가 중단된 펀드의 대부분은 설정원본액이 50억원 이하로 급감하며 소규모 펀드로 전락한 상황이다.

그간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과 스팍스자산운용은 국내에 진출한 대표적인 외국계 운용사로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펀드 수익률 악화와 함께 실적이 저하되고, 핵심 운용역 이탈 등이 이어지면서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라자드코리아펀드'는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의 대표 펀드로 이름을 알렸다. 지난 2015년까지만 해도 이 펀드는 '저평가 종목'에 투자한다는 컨셉으로 인기몰이를 했다.

중소형주가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며 펀드 수익률도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에는 마이너스(-) 15%에 달하는 부진한 성과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2017년 회사를 12년간 이끌던 동일권 대표가 회사를 떠나며, 자금 이탈도 가속화했다. 2016년 말 라자드자산운용의 펀드와 투자일임을 포함한 순자산총액(AUM)은 5천억원에 달했으나, 현재는 900억원 규모로 급감했다.

스팍스자산운용의 상황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2016년 말 스팍스자산운용의 AUM은 1조7천억원 이상이었다. 현재는 1천700억원에 불과해 10분의 1로 쪼그라들었다.

이와 함께 운용 중인 펀드 4개 중 3개가 설정액 50억원 미만의 소규모 펀드인 상황이다.

롯데그룹은 보유 중인 스팍스자산운용의 지분을 매각할 예정이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함에 따라 오는 10월 전에 금융업 보유 지분을 처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팍스자산운용의 경우 롯데그룹의 지분 매각과 함께, 일본 스팍스그룹도 지분을 매각하고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두 운용사를 비롯해 일부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경우 수탁고가 크게 빠지면서 사업이 위축된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외국계 운용사의 절반가량이 적자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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