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은행권의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줄어들면서 은행들의 대출 태도가 더욱 보수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의 원화예수금에서 요구불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년 새 감소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요구불예금 비중은 2017년 말 46%에서 2018년 말에는 43%로 낮아졌다.

해당 자금은 고스란히 정기예금으로 이동했다. 국민은행의 원화예수금에서 정기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말 46%에서 2018년 49%로, 요구불예금 비중이 줄어든만큼 늘어났다.

하나은행도 원화예수금 중 요구불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말 38%에서 2018년 36%로 감소한 반면, 정기예금 비중은 55%에서 59%로 높아졌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의 요구불예금과 정기예금 비중도 같은 추이를 보였다.

이같은 현상은 기준금리가 인상된 데다 2020년부터 적용되는 예대율 규제로 은행들이 예수금을 확보하기 위해 정기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2017년 5월 이후 정기예금 금리는 꾸준히 올라 지난해 11월에는 1.93%로 2%대에 근접한 수준이 됐다.

은행권에서도 2%대가 넘는 정기예금을 판매하고 있다. 이달 기준으로 케이뱅크의 '코드K정기예금'이 연 2.55%로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고, 시중은행들도 2%대가 넘는 정기예금 상품을 출시해 판매 중이다.

문제는 이처럼 저원가성 예금 이탈이 지속되는 현상이 은행들의 대출 태도에 변수가 된다는 점이다.

저원가성 예금의 경우 조달금리가 0%대로 낮아 은행들의 대출 재원으로 사용되는데, 지속적으로 줄어들게 되면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재원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다른 재원을 쓸 경우 조달비용이 증가해 대출금리가 오르게 되는데, 현재는 경기가 좋지 않아 적극적으로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은행권의 대출 태도가 보수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대출 태도 변화가 신규취급액 신용대출 금리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규취급액 기준 신용대출 금리는 작년 9월 연 4.39%에서 10월에는 4.45%, 11월에는 4.56%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29%에서 3.28%로 감소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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