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시장 참가자들이 장기화하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를 경계하기 시작했다고 마켓워치가 19일(미국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사상 최장기간 이어지는 셧다운 사태를 더는 간과할 수 없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지난달 22일 시작된 셧다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의 '강대강' 대치가 계속되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사상 최장 기록을 연일 경신하고 있다.

과거 셧다운은 미국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았고 이번 셧다운 기간에는 오히려 증시가 오르막을 걸었으나 사태가 좀처럼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전문가들은 경제와 시장에 미칠 충격에 관해 언급하기 시작했다.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빅 퀀트 및 파생 전략 헤드는 "핵심 리스크였던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통화 정책과 무역 전쟁이 밀려나고 새로운 위험이 다가오고 있다"며 "셧다운과 대외 경기 둔화 조짐을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TS롬바르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나쁜 일은 세 번에 걸쳐 온다는 옛말이 있다"면서 "셧다운이 미국 경기를 꺾고 불황 확률을 높이는 세 번째 정책 실수 같다"고 지적했다.

무역 전쟁과 연준 긴축에 이어 셧다운이 미국 경제에 충격을 줄 '결정적 한 방'이 될 수 있다는 게 그의 견해다.

블리츠 이코노미스트는 "중국과의 무역 마찰은 잘못된 판단의 결과로 법인세 인하 효과를 갉아먹었다"면서 "연준은 정부의 재정 적자가 늘어나는데도 대차대조표 규모 축소의 여파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오판했다"고 꼬집었다.

다만, 그는 결국에 미국과 중국이 휴전에 합의하고 연준은 보유 자산 축소 속도를 조정할 것이라며 연방정부도 정상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문제는 상황 변화가 나타날 시점으로 경제가 치명상을 입기 전에 실마리가 풀려야 시장도 반등할 수 있다고 블리츠 이코노미스트는 강조했다.

한편, 매체는 셧다운이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전문가들도 있다고 말했다.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의 짐 오설리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백악관이 추산한 셧다운 여파에 대해 또 다른 하방 리스크가 될 기업 및 소비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만한 수치는 아니라고 평가했다.

백악관은 셧다운 사태가 이달 내내 지속할 경우 국내총생산(GDP)이 0.5%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추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설리번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시장 심리가 훼손됐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경기 후퇴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은 상황으로 백악관이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셧다운이 1분기 내내 지속할 경우 성장세가 자취를 감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그레고리 다코 이코노미스트는 3월 말까지 셧다운 사태가 이어질 경우 GDP 증가율이 0.6%포인트 낮아진 1.5%로 떨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셧다운으로 최소 10개 이상의 중요 경제 지표가 발표되지 않을 것이라며 셧다운이 끝나도 지표 발표 일정이 정상화되기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코 이코노미스트는 정책 정상화를 진행 중인 연준이 신중한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최근 나온 물가 지표도 금리 인상이 시급하지 않은 상황임을 시사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미 노동부는 12월 CPI가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작년 3월 이후 9개월 만에 나타난 하락세다. 같은 달 CPI는 전년 대비 1.9% 상승해 2017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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