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삼성證 이익 감소…메리츠종금證 역대 최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지난해 '상저하고'의 주식시장 흐름에, 상반기에 번 돈을 하반기에 까먹은 증권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1월중 '매출액 및 손익구조 30% 이상' 변경 내용으로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실적을 공시한 증권사는 삼성증권,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메리츠종금증권, DB금융투자 등 12곳이었다.

전년과 비교해 실적 감소를 보인 곳은 미래에셋대우, 한양증권, SK증권, 유화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이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5천116억원으로 전년대비 -18.51%, 당기순이익이 4천612억원으로 전년대비 -8.66% 줄었다고 봤다.

직전 사업연도 대비 파생 등 트레이딩 수익이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이 5천264억원으로 계산하면 4분기에는 148억원 가량을 까먹은 셈이다.

한양증권은 채권거래 증가에 따른 매출액 증가와 주식, 파생상품 거래손익 감소 등에 영업이익이 마이너스(-) 7.9%, SK증권은 하반기 주식시장 침체로 자기매매 부문 실적이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58.8% 줄었다고 밝혔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트레이딩 사업 관련 수익과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480억원으로 -5.9% 감소했을 것으로 봤다.

유화증권은 전기대비 금융상품 관련 손익 감소로 영업이익이 -23.1% 줄었다고 언급했다.

일부 증권사는 업황 호조에 따른 수수료 수익 증가 등으로 연간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밝혔지만 4분기만 따져보면 다소 줄어든 곳도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4천576억원, 당기순이익이 3천34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27%, 23.1% 증가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이 4천43억원, 당기순이익은 2천969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533억원, 당기순이익은 376억원에 그쳤다.

직전연도 4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42.3%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41.4% 감소했다. 4분기 성적표가 마이너스는 면했지만 과거와 비교하면 고전한 셈이다.

NH투자증권은 브로커리지 수수료,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 IB수수료 등 수수료 수익 증가와 증권여신, 예탁금 관련 이자수지가 늘어 영업이익이 17.6%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다만, 지난해 영업이익 5천401억원에서 1~3분기 4천878억원을 고려하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523억원에 그친 것으로 추정됐다.

한화투자증권은 영업이익이 972억원으로 전년대비 48.5% 늘었다고 밝혔지만 지난해 1~3분기 850억원을 번 것을 고려하면 4분기에는 약 122억원으로 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됐다.

DB금융투자는 당해사업연도에 영업이익 866억원, 당기순이익 63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대비 각각 287%, 312% 증가했지만 지난해 1~3분기를 제외하면 4분기에는 영업손익에서 약 37억원, 당기순손익에선 약 39억원의 적자를 봤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와 달리 현대차증권은 IB, 리테일 수익 증가로 마이너스를 면했다.

현대차증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81억원, 당기순이익은 505억원이었지만 작년 4분기만 보면 각각 40억원, 32억원을 벌었다.

기업금융, 트레이딩 면에서 실적이 증가했다고 밝힌 메리츠종금증권은 지난해 4분기에도 눈에 띄게 좋은 실적을 냈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지난해 추정 실적은 영업이익이 5천323억원, 당기순이익이 4천338억원 수준으로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4분기를 떼어내면 영업이익은 1천291억원, 당기순이익은 1천142억원 수준이다. 연결기준으로 볼 때 지난해 연간 수익은 역대 최대였다.

특히 지난해 연간 순영업수익 기준 기업금융(IB)이 3천336억원으로 전년대비 4.2% 증가했다.

물론 이번에 나온 실적은 '매출액 및 손익구조 30% 이상' 변동 공시에 따른 것이므로 외부감사인의 감사결과를 담은 감사보고서 제출시 일부 달라질 수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증시가 힘든 장세를 보이면서 상반기에 번 실적을 4분기에 지켜 낸 증권사들이 많지 않았다"며 "상반기와 하반기 중 실적 편차가 큰 증권사들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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