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우성문 통신원 = 유럽연합(EU)을 지지하는 친 유럽 세력이 현재 유럽이 처한 상황과 관련해 위기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소련처럼 붕괴할 수 있다고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이자 억만장자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가 경고했다.

소로스는 11일 마켓워치 기고문을 통해 "만약 유럽 내 친 유럽 세력이 위기 상황을 인식하고 깨어나지 못한다면, 지난 1991년 소련이 붕괴한 것처럼 붕괴할 수 있다"면서 "현재 리더들과 유럽 시민들은 우리가 혁명적 상황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러 다양한 결과가 펼쳐질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이고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그는 "많은 이들은 미래가 과거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급격한 불균형이 나타나는 것을 여러 번 목격했고 우리는 현재 그러한 시대에 살고 있어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소로스는 특히 올해 5월에 열릴 유럽 의회 선거가 유럽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로스는 "불행히도 이번 선거에서 반유럽 세력이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면서 "EU의 기본 원칙들을 위반하는 회원들에 대한 법적 규제 방안이 없고 조약에 변화를 주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뿐 아니라 유럽 국가들의 정당 체계가 매우 구식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로스는 EU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나라인 독일을 예로 들었다.

현재 독일에서는 기독민주당(CDU)과 기독사회당(CSU)이 함께 연립정부를 구성했지만, 이 두 당이 지속가능한 동맹 상태를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증거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바이에른 선거에서 극우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선전하며 역사상 처음으로 바이에른주 의회에 진출하게 됐고 CSU는 60년 만에 최악의 선거 성적표를 받아들이게 됐다.

소로스는 "현재 독일 연립정부는 AfD가 선전하는 한 견고한 친 유럽 정책을 펼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로스는 "다만 희망이 아예 없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AfD 당의 지지율은 최고치를 찍고 내려오고 있고 친 유럽 정당인 독일 녹색당의 지지율은 지속해서 오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다만 소로스는 친 유럽 정당이 각자 국가의 상황보다 유럽 전체의 상황을 먼저 우선순위로 두지 않는 한 5월 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을 전망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유럽을 대내외적 적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는 친 유럽 세력들이 깨어나 현재 직면하고 있는 위협들을 알아차려야 한다"면서 "이들은 EU가 만들어진 가치를 보호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sm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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