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4일 달러-원 환율은 1,120원대 중반 부근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기대감이 커질 수 있으나,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할 것으로 보여서다.

설 명절 이후 지난 7일부터 거래된 달러-원 환율은 5거래일째 사실상 1,120원대에서만 움직였다.

해당 기간 저점은 1,119.80원, 고점은 1,127.30원이었다.

대략 1,124원을 기점으로 달러-원이 상승 출발하면 종가는 개장가보다 낮았고, 하락 출발하면 종가는 개장가에 견줘 높았다. 예외가 없었다.

수급 상황도 마찬가지다.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투자자와 상관없이 1,120원대 초반에서는 어김없이 '사자' 우위였고, 1,120원대 중반 이상에서는 '팔자'가 많았다.

박스권이 좁아지다 못해 이제는 변동 폭이 7∼8원에 그치는 상황에 이르렀다.

방향성을 만들어보려는 곳에서 강력하게 투기적 거래를 하더라도, 수급 앞에서는 힘이 약해지기 마련이다.

수출입업체 및 연기금 등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달러-원 상·하단을 틀어막고 있다는 점은 이제 트레이딩 전제가 됐다.

꽉 막힌 레인지 흐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큰 물줄기가 바뀔 필요가 있다.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 요인과 대외 상황에 따라 원화 가치 전망 자체에 변화가 생겨야 한다.

이 과정에서 투기적 거래와 수급까지 맞아떨어지게 되면 환율 변동성은 폭발할 수 있다.

시장참가자들이 즐겨 말하듯이 '지금은 에너지가 응축되고 있는 시점'이라는 얘기다.

지난해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 기대심에 1,070원대에 머물던 달러-원이 정상회담 실망 및 주요국 중앙은행의 매파적 기조 영향에 약 보름 만에 50원가량 급등한 사례가 좋은 예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달러-원 환율을 내다본 은행·증권·연구기관들은 시점의 차이가 있었을 뿐, 원화 강세 기조가 적어도 하반기에는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큰 맥락에서 시장의 기대가 한쪽으로 쏠려있는 만큼 역방향으로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문제는 현시점에서 큰 물줄기를 내다보기 어렵다는 점에 있다.

미·중 무역협상과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초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글로벌 경제 둔화 우려에도 견고한 미국 경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 완화 움직임 등의 상황이 그야말로 안갯속에 있다.

달러-원 환율이 정중동의 움직임을 당분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이날 중국 베이징에서는 미·중 장관급 무역협상이 열린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중국과 무역협상 타결 이후 합의안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자동적인 관세인상 메커니즘 도입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대미 수출이 계속 증가할 경우 자동으로 관세를 인상하는 방안을 도입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변화 없었다(0.0%).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0.1%를 밑돌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후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해외 수주 활력 제고 방안 등을 협의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국회에 제출할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논의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0.46%)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0.30%)와 나스닥 지수(0.08%)는 올랐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 거래일 현물환 종가 대비 4.35원 오른 수준인 1,125.20원에 마지막 호가가 나왔다.

거래는 1,120.50원∼1,123.50원 사이에서 이뤄졌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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