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고용 악화가 지속하는 가운데 호주 중앙은행(RBA)이 국내 고용시장에 대한 평가를 제시해 눈길을 끈다.

1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RBA는 우리나라 고용시장 부진의 배경으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을 꼽았다.

RBA는 지난 8일 공개한 통화정책 성명에 담긴 보고서에서 작년 한국을 비롯한 여러 선진국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졌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은 작년 최저임금이 16% 올랐고, 향후 몇 년내 약 30% 추가 인상이 예정돼 있다. 스페인은 올해 초 최저임금이 22% 인상됐고, 뉴질랜드는 2021년까지 21% 인상이 예고됐다.

일본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 폭이 작지만, 물가상승률에 비교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프랑스는 올해 8%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독일은 최근 가파른 임금 증가세에 맞춰 인상할 계획이다.





<한국 등 주요국 최저임금 인상 및 예상 추이, 출처:RBA, OECD 등>

RBA는 최근과 같은 급격한 인상 흐름은 과거에 없었다며 고용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저임금 인상이 임금 증가율을 끌어올리고 물가상승 압력을 더할 수 있지만, 이는 고용과 근무시간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에 달렸다는 게 RBA의 설명이다.

RBA는 "한국의 경우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비중이 20% 정도로 비교적 크다"며 "작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후 임금 증가율은 종전 두배 수준인 5.5%까지 올랐고, 고용 증가세는 급격히 둔화했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인상의 부정적 영향이 유독 큰 배경으로는 고용시장 구조를 언급했다.

RBA는 한국에서 비정규직에 속하고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최저임금 여파가 컸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정규직의 경우 고용주가 최저임금을 올리는 대신 근무시간을 줄이거나 해고할 수 있어서다.

최저임금 인상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고 봤다.

RBA는 한국은행이 물가 전망의 상방 위험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꼽았지만, 현재까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는 것 같다며 다만 향후 몇 년간 임금인상이 지속해서 이뤄지면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일 통계청은 1월 취업자 수가 전년동기보다 1만9천명 증가했다고 공개했다.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8월(3천명)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낮고 정부가 올해 제시한 목표치 15만명을 한참 밑돌았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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