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가 일본처럼 상당한 규모의 양적완화를 쏟아붓고 있음에도 저성장과 저물가의 늪에 빠지기 시작했다며 '유로존의 일본화'가 우려된다고 ING가 7일(현지시각) 분석했다.

ING는 "지난해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238%까지 늘어났고 1994년 이후 거의 절반의 기간은 헤드라인 물가가 마이너스였다"며 "이런 추세는 지난 몇 년 사이 유로존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ING의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수석 이코노미스트와 잉가 페흐너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부채위기 이후 스페인과 이탈리아, 그리스 등에서 이런 흐름이 나타났다며 유로존에서 이제 디플레이션 위험은 사라진 것으로 보이지만 소비자 물가는 ECB의 목표치 만큼 오르지는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ING는 그러면서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단기 금리와 인구 변화 등을 고려한 결과 유로존은 2013년 이후 점점 일본을 닮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ING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이후 지난 몇 년 사이 유로존 경제는 '정상 성장 궤도'에서 이탈해 '일본화 영역'으로 들어섰다"며 "그 영역은 일본이 지난 25년 동안 벗어나지 못한 곳"이라고 말했다.

ING는 특히 이 같은 변화를 드러내는 분명한 신호가 인구 변화라고 강조했다.

ING는 일본은 세계에서 가장 노령 인구 비중이 큰 나라이고 유로존도 2009년 이후 생산 가능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했다며 향후 수십 년에 걸쳐 이민자가 유로존에 꾸준히 유입될 것을 계산해도 그렇다고 말했다.

ING는 늙어가는 경제에선 은퇴 인구 때문에 임금 상승세가 정체되는데 일본이 정확한 예라며 유로존도 비슷한 흐름으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ING는 "일본은 2014년 소비세 인상으로 물가가 뛴 경우를 제외하면 1993년 이후 일본은행의 물가목표치와 괴리가 있었던 반면 유로존은 인플레이션이 ECB의 목표치와 가깝고 일본처럼 빚이 많은 것도 아니긴 하다"면서도 "여러 요소가 유로존의 일본화를 가리키는 만큼 유럽은 훨씬 더 오랜 기간 저금리를 이어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보고서는 ECB의 3월 통화정책회의에 앞서 나왔다.







jhji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