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스와프시장에서 1년 금리가 10년을 크게 웃도는 등 커브 역전이 심화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IRS 10년 금리는 1.7900%로 1년 금리(1.8775%)를 8bp 넘게 밑돌았다.

통상 만기가 길어질수록 수익률이 상승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1년 전만 해도 10년 금리는 2.425%로 1년 금리(1.8600%)를 56.5bp 웃돌았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장기금리가 크게 내렸지만, 단기는 예대율 규제 변화에 CD 발행이 급증함에 따라 오히려 소폭 올라 커브 역전이 심화했다.

시중은행의 한 스와프 딜러는 "이 정도 역전은 매우 드문 일이다"며 "커브만 보면 글로벌 금융위기라 해도 믿겠다"고 지적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과 같은 경기 우려에도 불구하고 스프레드가 역전되는 것은 다소 예외적인 현상이다"며 "예대율 규제 변화에 따른 CD 발행급증도 커브 역전 심화의 원인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특히 CMS(constant maturity swap) 등 금리 스프레드를 기초자산으로 한 구조화 상품을 주시하고 있다.

CMS 구조화 채권은 장·단기 스프레드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통상 스프레드가 역전되지 않았을 때 일반 채권보다 높은 금리를 준다. 상품에 따라 논콜(Non-call), 캡(Cap), 플로어(Floor) 등 여러 옵션이 더해지는데, 스프레드가 역전되면 투자자에게 불리한 구조다.

전 세계적으로도 장·단기 금리 차가 축소됨에 따라 장·단기 스프레드를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구조화 채권의 이자 지급에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다만, 미국은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정책이 비둘기 기조로 선회하자 커브가 스티프닝되면서 이러한 우려가 완화됐다.

문제는 앞으로도 국내에서 IRS 커브 역전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기대를 차단한 가운데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 커브는 플래트닝 압력을 받게 된다. 역전이 지속하거나 심화하면 구조화 채권에 투자한 기관들의 손절 물량이 쏟아질 수 있다.

CMS 구조화 채권의 발행 규모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지만, IRS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상당하다는 게 참가자들의 판단이다.

문홍철 연구원은 "역전이 심해지거나 속도가 빨라지면 손절이 나올 수 있다"며 "다만 CD 발행급증이라는 재료가 대부분 반영된 점을 고려하면 갑자기 스프레드가 크게 역전돼서 감마 리스크를 촉발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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