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우성문 통신원 = 전문가들은 12일 올해 세계 경제 둔화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없이도 달러가 계속해서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주는 달러지수는 올해 들어 1% 넘게 올랐다. 지난주 달러지수는 2월 15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달러는 유로 대비 올해 들어 2% 올랐고 지난 금요일에는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는 연준의 금리 인상 정책 중단으로 달러가 약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올해 초 전망과 반대 움직임이다.

실리콘밸리뱅크의 피터 엔쥐 선임 환율 트레이더는 "안전자산 수요가 증가하며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면서 "세계 경제 둔화는 모두에 영향을 주고 있고 현재 달러를 대체할만한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현재 전 세계 투자자들은 세계 경제 성장 둔화를 가장 우려하고 있다.

지난 2월 중국의 수출은 20.7%나 줄어들며 예상을 크게 하회했고, 미국의 2월 고용지표는 2만건 일자리 증가에 그쳤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올해 성장 전망을 1.7%에서 1.1%로 하향 조정했다.

CNBC는 전반적인 세계 지표 부진에도 미국 경제 성장은 다른 나라보다는 탄탄하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는 지난해 4분기 2.6% 성장했고 2월 ISM 제조업지수 역시 3포인트 오른 59.7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가 다른 국가 대비 견고해 트레이더들이 달러에 투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 2년물 국채 금리는 2.47%에서 거래되고 있다. 독일의 2년물 국채 금리는 마이너스(-) 0.54%대, 일본 2년물 국채 금리 역시 마이너스 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엔쥐 트레이더는 "금리를 살펴보면 미국이 다른 국가들보다 더 시장수익률을 상회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미국 경제는 여전히 강하다"고 평가했지만 "해외 둔화가 미국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씨티그룹의 마크 쇼필드 이사는 "여전히 금융 상황은 부양적이어서 향후 성장을 도울 것"이라면서 "현재 시장과 실질 경제의 상관관계가 매우 약하고 불안정해 연준은 이에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NBC는 만약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면 미국의 다국적 기업들에는 좋지 않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역시 지난 2일 달러 강세에 불만을 내비쳤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무역 적자는 10년래 최고인 598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크레셋웰스의 잭 애블린 파트너는 "이런 무역수지는 수입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에 반하는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따라 파월 의장을 달러 강세의 이유라며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 강세는 미국 제품의 수출 경쟁력을 낮추고 수입을 촉진한다"면서 "달러가 빠르게 약세로 전환하지 않는 한 미국의 무역 적자는 더 악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m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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