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경기회복 신호로 여겨지는 국내 경기선행지수 상승에도 채권시장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1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 1월 우리나라의 경기선행지수(속보치)는 98.96으로 전월(98.87) 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 21개월 만에 반등세가 나타났다.

OECD 경기선행지수는 OECD에서 작성·발표하는 경제지표로 국가·지역별로 6∼9개월 뒤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데 사용된다.

지수 상승에도 국내 채권금리는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일 통안채 1년의 최종호가수익률은 1.846%로, 지수가 공개된 지난 12일(1.842%) 수준에 머물렀다.

국내보다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 선행지수 하락이 더욱 주목받는 분위기다.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의 특성상 글로벌 경기에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어서다.

과거 사례를 보면 2015년에도 미국 등 주요국의 선행지수가 하락하는 가운데 국내 지수가 올랐지만, 경기회복 신호로 해석되지 않았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당시 국내 채권금리는 미국 10년물 금리를 따라 하락했고, 성장률도 실제 부진했다"며 "한국의 경기선행지수가 미국과 방향이 엇갈리는 경우 국내 금리는 미국 금리의 방향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따라서 "미국 경기선행지수의 바닥이 확인되지 않는 한 미국과 국내 채권금리가 상승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따른 영향이 예상되는 점도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 배경이다. 두 국가의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그간 무역분쟁에 따른 부정적 영향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서다.

노무라는 글로벌 수요가 둔화하는 가운데 아시아 지역의 수출이 최소한 다음 달까지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과거와 달라진 점은 연준이 유동성을 일부 거둬들였다는 사실이다"며 "무역분쟁 여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연준과 주요국이 통화완화에 나서지 않는 한 글로벌 경기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통계청이 발표하는 경기 선행지표는 하락세를 지속했다.

통계청의 1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동행지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선행지수는 0.4포인트 내렸다.

동행지수는 10개월, 선행지수는 8개월 연속 하락세다. 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함께 하락한 것은 8개월째로, 1972년 3월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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