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경기둔화 우려가 지속하는 가운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통계청이 제시한 경기선행지수의 방향이 엇갈려 주목된다.

2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 1월 우리나라의 경기선행지수(속보치)는 98.96으로 전월(98.87) 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 21개월 만에 반등세로,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졌다.

같은 기간을 두고 통계청이 산출한 경기 선행지수는 다른 방향을 가리켰다.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동행지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선행지수는 0.4포인트 내렸다. 동행지수는 10개월, 선행지수는 8개월 연속 하락세가 이어졌다. 동행지수와 선행지수가 함께 하락한 것은 8개월째로, 1972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두 지표가 차이를 보이는 근본적 이유는 지수 구성 항목에 있다.

OECD는 선행지수를 구성하는 항목이 국가별로 다른데, 한국의 경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 자본재 재고지수, 주가지수, 제조업 재고순환지표, 장·단기 금리 차, 수출입물가비율 등 6개 지표를 본다.

반면 통계청의 경기선행지수는 8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주가지수, 재고순환지표, 장·단기 금리 차, 수출입물가비율, 소비자 기대지수, 기계류 내수 출하지수, 건설수주액, 구인·구직 비율이다.

OECD 경기선행지수와는 4개 항목(주가지수, 재고순환지표, 장·단기 금리 차, 수출입물가비율)이 겹치고, 4개 항목(소비자 기대지수, 기계류 내수 출하지수, 건설수주액, 구인·구직 비율)이 다르다.

지난 1월 OECD 경기선행지수가 반등한 것은 통계청 지수에 포함되지 않은 항목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통계청 관계자는 "국내 선행지수와 달리 OECD는 제조업 경기전망과 자본재재고지수(역 계열)을 쓰고 있다"며 "제조업 경기전망이 플러스가 되고, 자본재 재고가 줄어 이를 역으로 환산한 수치가 증가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OECD 지수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국내 지수에는 포함된 항목(구인·구직 비율)이 감소한 것도 이유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에서는 OECD 선행지수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는 분위기다.

김지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OECD 경기선행지수를 믿어보자는 생각이다"며 "중국 지수가 한 달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왔는데, 2월 지수는 증시 거래량을 고려하면 크게 올라갈 전망이다. 유럽 쪽도 올라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은 오는 9월을 목표로 선행지수 작성 방식을 개편할 방침이다. 경제구조 변화를 고려해 구성 지표의 경기 대응력이 적절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재평가하겠다는 입장이다.





[OECD 경기선행지수(CLI), OECD 전체(빨간색), 한국(파란색), 중국(보라색), 출처:OE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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