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증권사들의 3월 주주총회에서 주요 투자자 중 연기금이 경영진의 사내외 이사 선임에 반대의견을 피력했다.

29일 한국지배구조연구원 의결권 정보광장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키움증권 주총에서 김재철 인포인트기술 대표이사의 사외이사 선임 건에 대해 반대표를 던졌다.

최초 선임시 5년 이내 계열회사의 상근임직원으로 재직해 독립성 훼손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이사보수 한도가 경영성과 대비 너무 많다고 지적하며 반대의견을 표명했다.

하지만 이런 국민연금의 주장은 다른 투자자들의 의견에 밀려 선임안이 가결됐다.

메리츠종금증권에서는 플로리다연금(SBAFlorida)의 반대표가 눈에 띄었다.

플로리다연금은 최희문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에 반대했는데 후보자 지명 위원회의 독립성 부족 등을 이유로 꼽았다. 연금은 또 재무제표(이익배당) 건에 반대했다.

플로리다연금은 KTB투자증권 주총에서도 이병철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반대했다. 다만, 표결은 재선임 가결로 기울었다.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은 한화투자증권의 권희백 대표의 사내이사 선임 건에 반대했다. 반대 이유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이들 대표는 대체로 증권사를 오래 경영하면서 변화를 이끄는 인물들로 꼽힌다.

KTB증권의 이병철 부회장은 한국 증권사 최초로 태국 증권거래소(SET) 상장을 추진했고, 금융당국으로부터 장외파생상품 인가까지 받았다.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대표는 내부적으로 성과 중심의 문화를 구축하면서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IB와 함께 트레이딩, 홀세일, 리테일 모두 선전하면서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2.1% 증가한 4천338억원을 기록했다.

한화투자증권의 권희백 대표 역시 2년 연속 흑자를 유지해 뚜렷한 실적을 보였고, 1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내세우며 자기자본 1조원 돌파를 추진했다.

그럼에도 일부 연기금이 선임과 연임에 반대표를 던진 것은 독립성이 주된 이유로 작용했다.

대표의 입김이 작용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재선임이 결정되는 것에 대한 일종의 견제인 셈이다.

조명현 기업지배구조연구원 원장은 "현 경영진과 과도하게 가깝거나 경영진 중에서 선임되는 경우 보통 사내에서는 반대하기 어렵다"며 "이런 이유로 연기금이 독립성이 없다는 판단에 반대의견을 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yjung@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