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 11일 류큔(Liu Kun) 중국 재정부장을 만나 중국당국이 한국 반도체 기업을 상대로 한 반독점행위 여부 조사 관련 배려를 요구했다.

13일 기재부에 따르면 홍 부총리가 지난 11~14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ㆍ중앙은행 총재 회의, 국제통화기금(IMF)ㆍWB(세계은행) 춘계회의에 참석해 이처럼 말했다.

중국 반독점당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대상으로 한 불공정거래 혐의 조사를 최근 마무리하고 징계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홍 부총리는 단체관광 활성화 등도 중국에 진출한 한국기업의 애로사항이 조속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류 부장의 관심과 지원도 당부했다.

양국 재무장관은 G20ㆍ아세안(ASEAN)+3 등 다자채널에서의 양국 협력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올해 아세안+3의 공동 의장국인 중국은 홍 부총리에 "아세안+3가 위기 재발 방지를 넘어서 금융안정, 경제 성장과 통합 등 새로운 의제에 대해 논의하는 장으로 발전해야 한다"면서 한국의 지지를 요청했다.

이에 대해 홍 부총리는 "올해 아세안+3 공동 의장국으로서 중국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하며, 역내 금융안정 유지를 위해 역내 거시경제조사기구(AMRO)의 감시역량과 치앙마이이니셔티브 다자화(CMIM)의 유사시 대응력 강화가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양국 재무장관은 경제 동향과 정책 우선순위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

류 부장은 올해 1분기 경제지표가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서, 경기 보완을 위해 2조위안 규모의 감세 조치를 추진하는 등 중국경제가 기대보다는 좋을 것이라고 홍 부총리에게 전했다.

홍 부총리도 경제활력 제고를 위해 재정을 확대하는 가운데,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어 홍 부총리는 올라프 숄츠(Olaf Scholz) 독일 재무장관 면담도 진행했다.

양국 재무장관은 세계 경제 동향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고, 통일 관련 양국 경제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특히 홍 부총리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중요한 모멘텀이 마련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며 분단과 통일을 경험한 독일 재무부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갖기를 희망했다.

숄츠 장관은 이에 대해 "내년 독일통일 30주년을 맞아 우리의 경험에 대해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는 만큼, 독일의 성공과 실패 경험을 적극적으로 공유하겠다"고 화답했다.

마지막으로 양국 재무장관은 경제협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12월 설립하기로 합의한 국장급 거시경제 대화 협력채널이 올해 차질없이 개시되도록 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베르토 모레노(Alberto Moreno) 미주개발은행(IDB) 총재도 만나 현재 추진하고 있는 '청년기술인재단' 사업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 사업은 기술력 있는 한국 청년들을 중남미기업 등에 파견해 한국과 중남미 기업 간 인력 교류 및 기술협력을 강화하는 사업이다.

모레노 총재는 현재 400개 이상의 중남미기업이 참여 신청을 하는 등 청년기술인재단에 대한 수요가 매우 크다고 홍 부총리에게 전했다.

홍 부총리는 "한국 청년기술인력의 해외 진출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조속히 절차를 마무리해달라"고 요청했고, 모레노 총재는 "올해 안으로 완료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홍 부총리와 모레노 총재는 올해 10월 7~8일 한국에서 제5차 코리아-LAC 비즈니스 서밋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기재부와 IDB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 행사는 한국과 중남미 고위 정부 관계자, 민간기업 등을 초청해 비즈니스포럼, 기업 간 매칭 상담회, 투자설명회 등을 갖는다.

홍 부총리는 많은 중남미기업이 참여해 한국기업과 협업할 기회를 얻도록 총재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모레도 총재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좌측부터 류쿤 중국 재정부장,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기획재정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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