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국내 면세점이 올 1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내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중국인 보따리상(따이궁)들의 구매력이 높아진 데다, 위안화 대비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면세점 실적 회복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는 25일 호텔신라를 시작으로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 면세점들이 잇따라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면세점 실적이 시장 예상을 충족할 정도의 긍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9개 증권사를 대상으로 컨센서스를 실시한 결과 호텔신라의 1분기 매출액은 1조3천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29%, 영업이익은 612억원으로 38.46%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하반기 강남점 신규 오픈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신규 입점 등의 영향으로 연결 자회사인 신세계DF의 매출액이 7천억원가량으로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점유율 1위 롯데면세점은 분기 최대인 2조원, 작년 11월 문을 연 현대백화점면세점도 전분기의 2배에 달하는 약 1천3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가 올해 들어 따이궁 규제를 강화하면서 국내 면세점 사업이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예상을 뒤집는 결과다.

중국이 올 1월부터 온라인 판매업자의 사업자 등록을 의무화해 세금을 부과하는 전자상거래법을 시행하면서 따이궁과 온라인판매상의 세금 부담이 증가하면서 매출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따이궁들이 더 비싼 상품을 더 많이 사들이는 방법으로 세금 증가 이슈를 극복하면서 오히려 평균 판매단가가 올라가 매출이 신장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국내 시내면세점의 외국인 객단가는 지난해 월평균 1천294달러에서 올해 1월 1천465달러, 2월 1천655달러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따이궁들이 개인형에서 기업형으로 규모를 대형화하고 있는 점도 한몫했다.

호텔신라의 경우 개인 따이공과 면세점과 직접 거래하는 대형따이공의 비율이 작년만 해도 8대2 수준이었는데, 올 1분기에는 6대4까지 대등해졌다.

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신제품을 가장 다양하고 싸게 구매할 수 있는 유통매장이 한국면세점"이라며 "중국인의 구매금액도 전자상거래법 시행 이전보다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위안화 대비 원화 가치가 크게 하락한 점도 구매력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24일 현재 위안-원 재정환율은 1위안당 170.01원으로 연초(163.34원) 대비 4% 이상 올랐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위안화로 표시된 국내 수출 상품 가격이 낮아지면서 수요가 늘어나게 된 것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위원은 "면세점들의 경쟁이 수요 대비 다소 완화된 면이 있고 기업형 따이공 확대로 별도의 마케팅 없이도 지속적인 매출 신장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글로벌브랜드에 대한 소싱 능력이 우위에 있는 대형면세점 위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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