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0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내며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할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의 처리가 더욱 시급해지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은 25일 올해 1분기 우리나라 GDP 증가율이 전기대비 -0.3%, 전년동기대비 1.8%를 나타냈다고 공개했다.

이는 속보치로 향후 발표될 확정치에서 수정될 수 있다. 그러나 전기대비 GDP 증가율은 금융위기가 덮쳤던 지난 2008년 4분기의 -3.3% 이후 최저치다. 또 전년동기 대비 GDP 성장률은 2009년 3분기 0.9% 이후 최저치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지출항목별로는 설비투자가 10.8%, 건설투자가 0.1% 줄었다. 민간소비만 0.1% 증가했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 2.4%, 전기가스수도사업 7.3%, 건설업 0.4% 등 감소를, 농림어업 4.7%, 서비스업 0.9% 등 증가를 나타냈다.

투자와 제조업 고용 부진이 이미 작년부터 진행 중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GDP 쇼크는 예견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정부는 이번 GDP 쇼크의 원인을 세계경제 둔화, 대외불확실성 지속, 지난해 4분기 성장의 영향 등으로 분석하면서 2분기 이후 재정 조기 집행 효과가 본격화되면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열린 긴급 관계장관회의 모두 발언에서 "1분기 GDP 지표를 볼 때 당초 예상보다 대내외 여건이 더 악화되고, 하방리스크도 확대되고 있어 조금이라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홍 부총리는 당초 제시한 성장목표인 연간 성장률 2.6~2.7%를 달성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추경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추경은 언제나 '타이밍'과 '속도'가 중요하다.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 T/F를 가동해 국회 심의와 사업 집행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추경이 조속히 통과돼 경기 하방리스크에 적시 대응할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했다.

이런 홍 부총리의 바람과 달리 정부 추경안의 국회 통과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하루 전부터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열릴 수 있는 회의장 3곳을 점거 중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선거제도와 사법제도 개혁 법안 처리를 위해 소속 의원들에게 비상대기령을 내린 상태여서 여야가 충돌할 경우 추경 등 의안처리는 상당 기간 연기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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