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200원대를 위협하면서 달러환산 코스피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달러환산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 투자한도가 완전 폐지된 1998년5월15일을 100으로 정한다. 이는 달러-원 환율 대비 코스피지수로 계산되므로 달러-원 환율이 오를 수록, 코스피 지수가 하락할 수록 낮아진다.







23일 연합인포맥스 달러환산 코스피지수(화면번호 3237)에 따르면 매매기준율 기준 달러환산 코스피지수는 전일 장중 830.67까지 하락하면서 지난해 10월 저점인 844.19를 밑돌았다.

환율을 고려했을 때의 코스피 가치가 이처럼 낮아진 것은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이어지면서 달러-원 환율이 급등한 영향이 크다.

외국인 투자자 눈에는 원화표시 자산 가격이 낮아진 셈이다.

코스피 하락폭은 크지 않았지만 달러-원 환율이 1,190원대로 치솟으면서 달러환산 코스피는 급격히 떨어졌다. 달러-원 환율은 1,200원선에 바짝 다가서 외환당국이 전방위적인 개입을 통해 가까스로 제동을 건 상태다.

이대로 원화 약세가 지속된다면 외국인 입장에서는 투자에 신중한 행보를 보일 수 밖에 없다.

이미 코스피에 투자한 외국인들도 원화 약세 우려가 이어지면 환손실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외국인이 국내증시에 들어올 때는 달러-원 환율이 높은 편이(원화 약세) 더 많은 주식을 사는데 유리하지만 팔고 나갈 때는 달러-원 환율이 낮은 편(원화 강세)이 낫기 때문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iShares MSCI Korea ETF에서 달러로 환산한 코스피 가격이 이미 작년 10월 저점을 하회하고 있다"며 "현재 달러-원 환율이 1,194원 정도인데 5월 한달만에 벌써 26원 올랐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 격화시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돌파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한데 이 경우 원화의 추가 약세를 염두에 둬야 한다"며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신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요한 점은 지난해 10월 저점보다 낮아진 달러환산 코스피 수준이 외국인 투자자들에 저점 매수 기회로 인식될지 여부다.

미중 무역분쟁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으면서 투자 여건은 그리 좋지 않다.

위험회피 심리가 더욱 심해진다면 신흥국 증시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할 가능성도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관점에서는 현재 환손실이 불가피한 상태다.

5월 국내증시 하락 체감도로 볼 때 외국인이 국내 기관, 개인보다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인환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전망에서 "코스피가 2,050선까지 하락했지만 2018년 10월 급락장보다는 높은 레벨인데 외국인 관점에서 원화 약세로 인한 환차손을 고려할 때 2018년 10월과 유사한 수준의 하락"이라며 "1~4월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현재 약 -9%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원화 약세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환손실이 커진 영향이 크다.

그는 "달러환산 코스피로 볼 때 현재 코스피는 약 1,930포인트 수준"이라며 "코스피 수익률로 보면 올해 YTD 수익률은 플러스지만 달러환산 코스피 수익률로 보면 올해 YTD 수익률은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다만, 코스피가 연저점으로 향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달러-원 환율 상승 속도 역시 외환당국의 속도조절이 이어질 경우 상승폭이 제한될 수 있다.

이창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5월중 한국 증시는 상단이 제한된 박스권 흐름을 진행될 것"이라며 "선진국과 신흥국간 주가 차별화 흐름의 연장 가능성을 염두에 둘 것"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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