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토종 사모펀드인 KCGI가 한진칼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해 지분율을 15% 이상으로 올리며 한진그룹 오너 일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사모펀드 KCGI는 지난달 말 14.98% 수준이었던 한진칼 지분율을 15.98%로 확대했다.

지난해 11월 9%의 지분을 취득하며 경영 참여를 선언한 이후 6개월만에 7%포인트(p)가량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한 셈이다.

현재 한진칼의 2대 주주인 KCGI는 지난해 말 지분율을 10.71%까지 늘린 뒤, 올들어서만 다섯 차례 추가 지분 매입에 나선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현재 KCGI의 지분율은 최대 주주인 고(故) 조양호 회장의 지분율(17.84%)과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까지 확대됐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고 조 회장의 별세 이후 추가 매입에 나선 결과 최대주주와의 지분율 격차는 2% 미만으로 줄어든 상황"이라며 "향후 지분 상속과 관련한 계획 등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한진가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그룹 오너 일가는 조원태 회장의 총수(동일인) 지정에 내부 이견을 노출한 데다, 고 조양호 회장의 지분 상속 등과 관련해서도 명확한 입장 정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KCGI가 지분을 대폭 늘리면서 양측간 지배구조 문제를 둘러싼 공방은 더욱 가열될 가능성이 커졌다.

조원태 회장은 현재 한진칼 지분을 2.34% 보유하고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현민 전 전무도 각각 2.31%와 2.30%를 보유 중이다.

남매간 지분율 차이가 거의 없는 상황이어서 고 조양호 회장의 지분 상속이 안정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향후 경영권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한편, KCGI는 보유 지분율이 15%를 넘어가면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절차를 거치게 됐다.

IB 관계자는 "향후 30일 이내에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하면 심사에 2주가량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사후 신고인 만큼 추가 지분 매입 등에 제약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KCGI는 이미 한누리 등의 법무법인을 통해 기업결합심사 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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