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5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관전 포인트로 달러-원 환율이 주목을 받고 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29일 외환 당국의 환율 방어 의지와 환율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 중 금통위가 어느 쪽에 좀 더 무게를 둘지에 큰 관심을 보였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달 하순부터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한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기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던데다 비슷한 시기에 발표된 글로벌 경제지표도 부진하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확산한 게 트리거로 작용했다.

달러-원 환율은 상승으로 방향성을 잡은 후 빠른 속도로 오르면서 지난 22일에는 1,196.50원까지 고점을 높이기도 했다.

외환 당국의 구두개입 등으로 1,200원 돌파는 막아냈지만, 상승 추세에서 돌아섰다고 보기에는 이르다는 게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인식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환율 흐름이 금통위에서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만약 비둘기파 금통위원이 금리 인하를 주장할 경우 환율이 추가로 상승하면서 1,200원을 돌파할 트리거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미 조동철 금통위원이 비둘기파 성향임을 드러냈기 때문에, 금리 동결 의견을 낸다면 숨은 이유 중 하나가 환율 상승일 수 있다는 추론이다.

환율 상승이 한은에 나쁘지만은 않다는 의견도 있다. 0%대 물가상승률이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 상승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어서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최근 환율이 빠르게 상승할 때 외환 당국이 개입에 나서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현시점에서 금리 인하를 시사하면 환율의 결을 다시 위쪽으로 바꿀 수도 있는 문제다"며 "한국 같은 경제구조에서는 신중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통위가 환율을 당연히 신경 쓰겠지만, 국내 경기변수의 영향력이 클 때는 원화 약세국면에서도 인하를 단행한 적이 있었다"며 "채권시장에서도 딜러마다 하나의 현상을 보고 해석하는 게 다 다르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채권 딜러는 "현재 낮은 인플레이션에서는 환율이 올라가는 게 오히려 좋은 상황이다"며 "환율이 상승해야 물가가 그나마 상승압력을 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환율을 바라보는 데 있어서 시장과 금통위의 온도 차가 있다"며 "임계치를 벗어나면 쏠림이 나오겠지만 금통위원들은 환율에 대해 대체로 관심이 없는 듯하기 때문에 환율에 따른 기존 스탠스의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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