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을 운용하는 농협중앙회의 지난해 운용 수익률이 단기와 장기 모두 1%대에 그치며 미흡판정을 받았다.

기금 운용 전문 조직을 갖추고 있음에도 전담 인력의 전문성 부족이 문제로 드러났다.

7일 기획재정부와 기금운용평가단,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18회계연도 기금운용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의 지난해 자산운용 성과 등급은 '미흡'을 기록했다. 종합평가 등급 6단계(탁월·우수·양호·보통·미흡·아주미흡) 중 평균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특히 현금성자금 운용수익률은 1.38%로 '아주 미흡' 등급을 받았다. 기금은 직전 회계연도에도 1.06%의 수익률로 '아주 미흡' 등급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016년부터 3년간의 중장기자산 운용수익률도 1.72%에 그쳤다. 이조차 직전 회계연도보다 0.18%포인트(p) 하락했다. 중장기자산 수익률에 대한 평가등급은 '보통'으로 직전 회계연도(양호)보다 한 단계 하락했다.

지난해 말 기준 기금의 전체 운용평잔은 8천544억원이다. 이중 사업수행을 위한 단기자금 80억원을 제외한 8천464억원(99%)을 중장기 자금으로 운용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사실상 기금 전체 운용수익률이 몇 년째 1%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농림수산업자신용보증기금은 담보력이 부족한 농어업인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마련된 기금으로 농협중앙회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자금을 운용하는 대상이 주무부처 승인 상품으로 제한된 데다, 보증 부실에 대비해야 하는 자금의 성격상 유동성이 높고 변동성이 큰 대체투자나 해외투자가 불가능하다는 한계는 있다.

실제로 중장기자산을 확정금리형 정기예금과 국내 채권에 양분해 관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농협중앙회는 이 기금의 중장기자산 40~60%를 채권으로 운용한다. 2017년부터 금리가 상승한 데 따른 채권 가격 약세로 확정금리형에도 미치지 못하는 채권 수익률을 기록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 기금 운용 수익률이 개선되긴 어려운 환경이었다.

이에 수익률 제고를 위해 지난해부터 주식을 포함한 혼합형 상품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지만, 주식시장도 하락세를 보이며 손실을 봤다.

기재부는 이러한 수익률 배경의 원인으로 시장 환경과 함께 전문 운용 인력의 짧은 보직 기간을 지적하며 이를 개선할 것을 권고했다.

농협중앙회는 해당 기금의 내부 운용인력으로 자산운용 7명, 리스크 및 성과평가 8명을 두고 있다. 하지만 리스크 담당자의 경우 평균 보직기간이 1년에 불과할 정도로 짧았다.

또 자산운용의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신용보증심의회와 자산운용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성과평가위원회가 각 4명으로 구성된 것도 과반수 찬성을 위한 의사결정을 위해 증원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기금 운용인력 규모는 적절해 보이나 운용인력의 보직기간이 충분하지 않아 적절한 인력이 배치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금관리팀과 보증지원팀의 전문성과 경력도 강화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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