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글로벌 경기 우려가 지속하는 가운데 채권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는 전망에 베팅하는 '커브 스티프닝'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이 확대 통화정책을 시행하면 단기 금리가 장기보다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낼 것이란 판단에서다.

11일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수익률(화면번호:4512)'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10년과 1년의 금리 차는 6.9bp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수준(20bp)에 비교하면 많이 축소된 결과다.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우려가 확대하자 커브가 장기부터 눌렸다.

최근엔 미·중 무역분쟁 우려가 격화되고, 미국 고용지표가 크게 부진한 것으로 발표되자,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곧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이에 따라 커브 스티프닝 전략을 주목하는 참가자가 늘고 있다.

무역분쟁 심화에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초단기 금리가 하락하고, 2~5년 구간은 이에 영향을 받아 강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기가 크게 망가지지 않는 한 10년 이상 구간의 금리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반대로 무역분쟁이 해소되는 시나리오에서도 커브 스티프닝 전략은 유효하다.

무역분쟁이 해결되면 신흥국 등 수출 비중이 큰 국가의 경기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국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무산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이 경우에도 커브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간 증권사들이 많이 매수했던 10년 구간이 더 약세를 보일 수 있어서다.

올해 들어 보험사들의 수요가 30년 이상 초장기로 쏠리자, 증권사들은 10년물을 떠안았다. 금리하락 시 장기채의 가격 상승 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하는 점도 증권사가 10년 이상 구간 매수를 늘린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3월 20일 오전 8시 27분 송고한 ''30년 밑으론 안 사요'…보험사 편식에 10년물 투자위험 확대' 기사 참조)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무역분쟁이 해소되면 국내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기대가 일부 무위로 돌아가면서 약세를 나타낼 것이다"며 "특히 단기 투자기관의 매수가 많았던 10년이 상대적으로 더 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초단기 영역은 변화가 미미할 것이다"며 "2~5년 혹은 단기물 대비 10년 스티프너를 추천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전체적인 레벨이 내려올 때는 확실히 장기가 빨리 내려온다"며 "눌렸던 커브가 설 만할 때가 됐다는 인식은 시장에서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고 1·10년 만기 최종호가수익률 추이, 출처:인포맥스(화면번호:4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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