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수사가 이어지고, 이재용 부회장의 상고심 선고 결과가 지연되면서 삼성전자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임기가 오는 10월 만료되는 데 따라 늦어도 9월에는 임시 주주총회 일정을 확정해야 하는데 이를 공론화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우호적이지 않은 여러 환경 탓에 9.9%의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이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상황은 복잡해질 수도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사내이사 임기는 오는 10월 26일 끝난다.

이 부회장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병상에 누운 지 2년 만인 2016년 삼성전자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삼성전자는 급변하는 IT산업환경 속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 등 장기적 안목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 의사결정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지고 있어 이 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추천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임기가 올해 종료되는 데 따라 삼성전자가 올해 3월 정기 주총에 연임 안건을 상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정기 주총에 재무제표 승인, 이사 선임, 이사보수 한도 승인 등의 안건만 처리했을 뿐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은 올리지 않았다.

이 부회장에 대한 법원 판결이 끝나지 않았고, 삼성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좋지 않았던 탓에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여부를 공식적으로 꺼내들기 쉽지 안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수사에 속도가 붙고, 이재용 부회장의 연루 의혹이 검찰을 중심으로 제기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특히 국민연금이 이 부회장의 연임에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통해 기업가치를 훼손한 기업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적극적으로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실제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은 대한항공 지분 11.56%를 가진 2대 주주였다.

다만, 삼성전자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기 위해서는 주총 참석 주주의 2분의 1 이상이 찬성하면 가능하기 때문에 대한항공의 사례와는 다소 유리하다.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지난 1분기 말 기준 9.9%다.

반면 이건희 회장과 계열사 등 우호적 지분율은 21.21%로 국민연금보다 훨씬 많다.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부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셈이다.

그럼에도 국민연금이 반대에 나설 경우 유무형의 이미지 훼손은 적잖은 부담이다.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는 여전히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책임이 있는 만큼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상법에 따라 오는 9월까지는 이사회를 열어 임시 주총 개최와 이 부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 상정을 확정해야 하는데 법적 불확실성이 상반기보다 오히려 커진 데 따라 삼성전자가 이를 공론화하기가 부담스러워진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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