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노현우 기자 = 예상치 못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되기 며칠 전부터 채권시장에서는 인하를 예고하는 신호가 강하게 나타났다.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가 급락해 기준금리를 밑돈 것과, '슈퍼 개미'가 3년 국채선물을 대거 사들인 것을 두고 일부 참가자들은 금리 인하를 예고하는 시그널로 해석하기도 했다.

◇ CD·레포금리 기준금리 밑으로 급락…관망하는 한은

1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CD 91일물 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기 전날인 17일 5bp나 급락했다. 당일 오전에만 3bp 내린 데 이어 오후에 2bp 추가로 하락해 1.73%를 나타냈다.

당시 기준금리(1.75%)를 밑도는 수준이었다.

CD 91일물 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돈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5년간 추이를 보면 CD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돈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두 금리 격차가 5bp 이내로 축소된 경우도 2014년 10월과 2015년 4월 두 차례뿐이었다. 2014년 10월에는 스프레드가 5bp로 좁혀진 후 일주일 뒤, 2015년 4월에는 두 달 후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졌다.

레포 시장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았다.

연합인포맥스 레포 일별 추이(화면번호 2724)에 따르면 레포 금리는 지난 15일부터 줄곧 기준금리를 크게 밑돌았다. 특히 금통위 전날에는 레포 금리가 1.63%까지 떨어졌다.

무엇보다 시장 참가자들의 확신을 더 했던 것은 한은의 소극적 태도였다.

CD가 급락한 데다 레포금리도 기준금리 밑으로 내려갔지만, 한은이 오퍼레이션 등 별다른 행동에 나서지 않자 시장에서는 다음 날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얘기가 돌았다.

한 채권시장 참가자는 "금통위 전날 레포금리와 CD 금리가 확 빠지면서 금리를 내릴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었다"며 "보통 그 정도 금리가 빠지면 한은이 자금을 흡수하는데 별 행동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채권시장 참가자도 "7월 들어서면서 은행의 RP 매수가 늘어나며 RP 금리가 1.80%대에서 1.60%대까지 급락했다"며 "RP 금리가 1.80~1.90%대에서 형성되는 게 하루 이틀 일은 아닌데, 한은이 큰 폭으로 빠지는 것을 용인하면서 자금시장 쪽에서는 인하의 기운을 감지했다"고 말했다.







[CD91일물 금리와 기준금리 추이, 출처:인포맥스(화면번호:4419)]

◇ 슈퍼개미의 등판…'설마 이번에도'

슈퍼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의 국채선물시장 출현도 시장 참가자들이 금리 인하를 예감했던 이유다.

개인 투자자는 금통위 전날에만 3년 국채선물을 2천704계약 사들였다.

금통위가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하면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나온 과감한 베팅이었다.

이번 주 초(15일)에도 개인은 3년 국채선물을 5천 계약 가까이 사들여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레벨 부담이 상당했지만, 이번 주 금리 인하 가능성을 그만큼 크게 봤던 것으로 풀이된다.

참가자들은 슈퍼개미의 판단이 적중했던 과거 경험을 떠올리며 인하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뒀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개인이 전날 3년 국채선물을 대거 사들이는 것을 보고선 이번에 내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결정적 상황에 등장하는 슈퍼개미가 틀렸던 적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채권 딜러는 "개인의 베팅성 자금이 들어온 게 시장의 인하 확신을 강화했다"며 "지금까지 80% 이상 적중하다 보니 개인 동향이 더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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