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등록 특허 건수를 대폭 늘리고,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상반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10조원 넘게 쓴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역량 강화를 통해 시장 불황에 대비하고 경쟁사와의 초격차를 바탕으로 리딩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19일 삼성전자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상반기 사업보고서를 보면 올해 상반기 삼성전자가 한국과 미국에서 등록한 특허 건수는 각각 1천473건과 3천132건에 달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한국에서 등록한 특허 건수가 2천55건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 특허 건수의 71.6%를 등록한 셈이다.

미국에서도 삼성전자는 지난해 등록한 특허 건수인 6천62건의 절반 이상(51.6%)을 올해 상반기에만 등록했다.

특허 등록 건수가 대폭 늘어나면서 상반기 말 기준 삼성전자의 글로벌 특허 수는 총 13만2천478건에 달했다.

특히 미국에서의 분쟁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미국 특허 등록에 주력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5만2천537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미국 다음으로 유럽에서 2만7천247건의 특허를 냈고, 한국에서는 2만3천667건의 특허를 등록했다.

글로벌 특허의 대부분은 스마트폰과 스마트 TV, 메모리 반도체, 시스템 LSI(대규모집적회로) 등에 관한 것으로 향후 전략사업 제품에 활용할 계획이다.

제품에 당장 쓰지 않더라도 미래 신기술과 관련된 특허를 미리 확보해 사업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도록 한다.

삼성전자는 2014년 구글, 2016년 웨스턴디지털, 지난해 퀄컴·노키아, 올해 화웨이와 상호 특허 라인서스를 체결해 모바일과 반도체 등 주력사업이나 신사업 분야에서 특허 보호망을 구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특허 등록 건수를 늘렸을 뿐 아니라 R&D 비용으로 상반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10조원 넘게 쓰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R&D 비용으로 10조1천억 원을 지출했다.

지난해 상반기 8조8천억 원을 사용한 데 비하면 12.8% 늘어난 규모다.

R&D 비용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올해 상반기 9.3%에 달하면서 최고치를 나타냈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 불황과 이에 따른 수익성 급락에도 R&D에 주력하는 것은, 기술력으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R&D와 생산기술 확충에 총 133조 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천 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 1위인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를 비롯한 비메모리 사업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불황일 때 기업들의 실력 차가 극명하게 드러난다"며 "반도체 경기가 불황일 때가 다른 회사와의 격차를 더 벌릴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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