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돼지에 치명적인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강화도까지 번지면서 돼지고기 가격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돈육선물 시장은 거래가 전무하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돈육선물 시장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시작된 후 지난 18일 휴장한 뒤 19일 개장했으나 다시 전일 휴장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발생에 따른 사전예방조치로서 축산물 품질평가원이 '돈육대표가격 관리기준'에서 정한 축산물 도매시장의 과반수 이상 휴장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돈육선물은 추석연휴 직전이던 지난 11일에도 축산물 도매시장의 과반수 이상 휴장으로 휴장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는 2020년 만기는 물론 올해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돈육선물의 거래량도 현재 거래량이 제로 수준이라고 집계했다.

거래소가 발표하는 파생상품시장 2019년 9월 유동성관리상품 지정현황에서도 돈육선물은 직전 3개월 일평균 거래량이 0이었다.

미국 달러옵션, 금선물, 5년 국채선물 거래량이 제로였던 것과 동일하다.

돈육선물은 2008년 7월21일 거래를 개시했다.

국내 양돈시장 규모가 3조4천억원(2005년 기준)으로 쌀에 이어 농축산물 생산액 2위를 차지하는 중요한 산업임에도 계절적인 수요나 소모성 질환의 발병 등에 가격 등락폭이 심하고, 사육두수 정체와 수요량의 지속적인 증가로 돈육 가격에 대한 위험관리 필요성이 있다는 명분 하에 만들어졌다.

당시 거래소는 홍보 가두캠페인과 복돼지 페스티벌 등을 하면서 돈육선물 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했다.

2009년에 이뤄진 6개월 평가에서는 돈육선물은 상장후 일평균 약 140계약의 거래량이 유지됐고, KRX 출범 후 상장한 최초 상품선물로서 시장진입에 비교적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에도 거래소는 돈육선물 세미나를 열거나, 돼지독감(SI) 발병 등에 돈육선물 거래 동향을 발표하고, 시장조성계약을 맺는 등 신경을 썼다.

그럼에도 돈육선물 거래는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돈육선물은 2011년 3월2일 관리상품으로 지정된 후 8년 이상 유동성관리상품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거래소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소식이 전해진 후에도 돈육 선물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돼지고기값의 급등락 위험을 관리하는 초기의 목적이나 역할을 못하고 있는 셈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전세계에서 돈육선물이 활발하게 거래되는 곳은 미국 시장 뿐"이라며 "현재 국내에서는 돈육선물 거래가 거의 없지만 폐지 신청을 검토하고 있으나 함부로 없앨 수는 없기 때문에 금융당국과의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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