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 은행업 상황이 예상보다 더 심각하며 향후 은행 구제금융 건수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부실 중소은행 사태의 주인공 중 하나인 진저우은행이 지난 7월 30억 위안(한화 약 5천40억 원)을 수혈받았으나 62억 위안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나서면서 중국 지방 중소은행 부실 사태에 대한 심각성이 재차 조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저우은행은 바오샹은행, 헝펑은행과 함께 올해 들어 구제금융이 이뤄진 중국 지방 중소은행 중 하나다.

진저우은행은 지난 4년간 빠르게 성장하는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위해 엄청난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지난 2015년 홍콩거래소 상장 당시 기업공개(IPO)를 통해 60억 홍콩 달러를 조달했고, 2016년에는 사적 자금 모집으로 76억 홍콩 달러를 끌어들였다.

또 2017년에는 우선주 발행을 통해 해외로부터 15억 달러를, 지난해 12월에는 신주 발행으로 83억 홍콩 달러를 조달했다.

진저우 은행은 2015년 133%, 2015년 67%, 2017년 11%의 순이익 상승률을 기록하며 성장스토리를 바탕으로 투자자를 모집했다.

그러나 진저우은행이 2018년 연간 보고서 발표를 연기한 데 이어 지난 5월 회계감사를 맡았던 EY가 역할을 포기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후 진저우 은행 부실 문제가 심각해져 중국 은행업계에 대한 신뢰가 바닥을 치자 중국 정부 당국은 지난 7월 중국 최대 국영 은행인 공상은행과 그 외 두 곳의 전략적 투자자를 통해 신속히 30억 위안을 수혈했다.

문제는 이마저도 부족했다는 점이다.

매체는 "국영자금이 부족했는지 진저우 은행은 지난달 29일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62억 위안을 추가로 조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면서 "이번 사태는 중국 지방 중소은행이 직면하고 있는 사태의 심각성과 이들을 구제하는 데 드는 잠재적 비용을 재조명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다른 중소은행에 유사한 문제가 있는지 발견하고 이를 해결할 재원을 찾는 것은 중국 경제에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TS롬바드의 엘레노어 올콧 중국 정책 애널리스트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리더십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시위나 무역전쟁이 아니라 은행업계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당국이 은행들의 디폴트 사태를 피하려고 노력했지만, 구제금융 조치 건수는 증가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붉은 자본주의'의 저자인 프레이저 호위는 중국 공식 수치가 나타내는 것보다 실제 중국 은행업 상황을 더 심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현재 중소은행 부실 사태가 개별 은행의 문제일 뿐이며 시스템적 리스크를 제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서 투자자를 안심시키고 있다.

이강 인민은행장은 국경절 기념식에 앞서 기자회견에 참석해 "일부 은행들이 앞을 보지 않고 무작정 확장에 나섰다"면서 "대출 기관, 지방정부, 금융당국 등의 자원을 끌어보아 어떠한 문제도 완화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호위는 "중국 은행업계가 실제로 아무렇지도 않다면 왜 대부분의 정책이 선별적 지급준비율(RRR·지준율) 인하나 유동성 관련 대책에 집중되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중국이 리먼 브러더스 식 붕괴를 겪을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중국이 은행업계를 정리하는 것은 "매우 오래 걸릴 뿐 아니라 고통스러운 과정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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