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애경그룹이 7일 아시아나항공 본입찰에 참여한다. 애경은 항공업에 대한 운영 노하우를 앞세워 경쟁자인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보다 우위에 있음을 자신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경은 최근까지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와 아시아나항공 실사를 통해 제주항공과의 시너지 극대화 방안과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에 대한 구상까지 구체적으로 마무리했다.

베인이 애경 측에 제출한 보고서에는 애경이 항공업 운영 경험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입찰자이고, 항공사는 항공사가 인수해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충분히 제시하고 있다.

베인은 과거 20년간 전 세계 항공산업 내 주요 인수·합병(M&A)은 모두 항공사 간 M&A였음을 강조했다.

중국 동방항공과 상해항공의 경우 인수전 3년 평균 영업이익률이 -7.5% 수준이었는데 인수 후 3년 평균 4.1%까지 증가했다. 또 브라질의 골항공과 바리그항공은 3년 평균 영업이익률이 -9.9%로 적자 폭이 심했으나 합병 후 3년 평균 2.9%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브리티시항공의 모회사인 IAG와 에어링구스, 루프트한자와 스위스항공의 경우도 합병을 통해 눈에 띄게 실적이 개선됐다.

애경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시 중복 노선을 조정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고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경우 그동안 경쟁적으로 늘려왔던 인기 노선들과 소외된 비인기 노선을 효율적으로 조정한다면 운영상의 비효율을 줄이고, 다양한 스케줄을 제공해 고객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베인 측은 애경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했을 시 경영성과를 분석한 시뮬레이션 결과도 내놨다.

베인은 애경이 아시아나를 인수할 경우 보수적인 관점에서 보더라도 2023년 매출액이 6조9천억원, 2028년에는 매출액이 8조원으로 올라가고 감가상각전 영업이익(EBITDAR)은 각각 16.5%, 18.4%로 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상의 경영환경에서는 2028년께 매출이 9조5천억원, EBITDAR는 글로벌 대형 항공사(FSC) 수준인 25~29%까지 상승할 것으로 봤다.

애경과 베인 측은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의 가장 큰 약점도 경험 부재로 꼽았다.

자금력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가정하에 인수 주체의 경영능력과 아시아나항공과의 시너지 및 정상화 계획을 중점적으로 평가할 경우 HDC 컨소시엄보다 모든 면에서 앞선다고 자신했다.

애경 관계자는 "HDC가 주장하는 면세점과의 시너지가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계획을 의미하는지 아무 근거가 없고, 아시아나 경영 정상화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업계획일 뿐"이라며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항공업에 대한 전문성 없이 의사결정을 이어가게 될 위험이 존재하며 초기 시행착오도 극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HDC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기존 아시아나항공의 오퍼레이션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유지한 채 비용 절감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결국 인력구조조정이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항공사의 질적 하락 및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애경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자금력 부문도 지난달 국내 사모펀드(PEF)인 스톤브릿지캐피탈을 재무적 투자자(FI)로 끌어들이고 최근 한국투자증권과 인수금융 투자확약서(LOC)를 맺으면서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애경이 보유하고 있는 자체 현금과 인수금융 등 자금을 끌어모은다면 HDC에 밀리지 않을 정도의 금액을 베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면서 "인수금액이 인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마지막 관문인 만큼 애경도 최대치를 끌어올려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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