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미국과 이란의 지정학적 긴장에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일부에서는 전면전 시나리오까지 언급되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7일 보고서에서 "이란과 미국이 직접적으로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전쟁이 일어날 경우 경제 성장률 하락과 함께 당초 예상 수준보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폭이 가팔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앞서 올해 연준이 기준금리를 최대 두 차례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안 연구원은 미국 금리 인하가 빠른 속도로 이뤄지면 국내 채권금리도 빠른 속도로 낮아질 것이라며 국고채 3년 금리는 1% 초반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다만 직접적인 교전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이보다는 금리가 일시적으로 하락 후 되돌릴 가능성에 더욱 무게를 뒀다.

이 경우 이란 사태가 외교적 노력에 진정되는 동시에 국내 경기 심리지표들이 개선되면서 금리 하단이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다. 1분기 국고 3년물의 평균은 1.40%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이란 사태를 미국 인기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에 빗대는 시각도 있다.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프랭크 언더우드 대통령은 선거에서 불리해지자 전쟁을 일으킨다.

임동민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사태가 중동의 전면전으로 악화할지는 불확실하다"며 "그러나 올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지정학적 리스크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미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 분쟁 재개 등 하우스 오브 카드 전략 실행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에 치솟은 국제유가가 금리에 미칠 영향도 국내 채권시장의 관심사다.

공급 측면의 경제 충격이 물가 경로를 거쳐 시장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어서다.

과거에도 중동 리스크는 시장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 사례가 많았다. 다만 이번에는 결과가 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면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지 않은 데다 전쟁이 벌어져도 단기에 종료될 경우 시장 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예하 연구원은 "이라크전 당시 유가는 단기적으로 35% 이상 상승하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2% 내외에서 3%로 올라섰지만, 전쟁이 단기에 종료되자 안정세를 찾았다"며 "당시 시장금리는 단기적으로 상승한 유가와 물가를 거의 반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이번에도 시장금리는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전쟁이 발발하지는 않겠지만, 불확실성이 지속할 것을 고려하면 시장금리는 안전자산 수요 등을 반영해 하방압력을 받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임동민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급등하고 큰 폭의 수급 차질을 빚는 것은 최악의 상황이다."며 "다만 현재 미국의 원유공급 확대로 유가 급등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2003년 이라크 전쟁 전후 국제유가와 물가, 韓·美 국채 10년 금리 추이, 출처:키움증권]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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