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서 환율 조항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 당국이 올해 위안화 환율에 개입하지 않고 시장에 맡겨둔 모습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9일 보도했다.

지난 9일 역내외 달러-위안 환율 모두 6.93위안을 하회했다.

달러-위안 환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달러 대비 위안화의 가치가 상승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위안화의 가치는 작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체는 달러-위안 환율의 이러한 움직임이 시장 수급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1단계 무역합의를 앞두고 있을 뿐 아니라 중동발 긴장이 완화되면서 위험 선호 심리가 자극된 것이 위안화 가치 상승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쿤 고 아시아 리서치 총괄은 트레이더와 펀드매니저가 1단계 무역합의를 앞두고 위안화를 긍정적으로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매체는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앞두고 중국 수출업자들이 달러를 위안화로 바꿔 위안화 수요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CE)의 줄리언 에번스-프릿차드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은 최근 공식 외환보유액 수치에 반영돼있듯 외환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개입을 계속 자제해왔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지난해 12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3조1천80억 달러로 전달 대비 120억 달러 늘었다.

SCMP는 최근 위안화 가치 절상 현상에 대해 중국은 너무 많이 오르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지만, 미국 측에서는 반길만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8월 미국은 위안화 가치가 크게 떨어지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공식 지적한 바 있다.

당시 미국은 중국이 미국 관세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하려고 의도적으로 위안화를 절하했다고 비난했다.

매체는 미국이 미·중 1단계 무역합의에서 환율 조항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 조항은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과 유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코티아뱅크의 가오치 환율전략가는 중국이 수출을 위해 위안화의 가치를 낮추지는 않겠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합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오 전략가는 중국이 환율시장 운영의 투명성을 개선하는데 동의할 의지가 있는지, 환율 시장 개입 시 미국에 알릴 것인지가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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