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과 연합군을 구축한 데 따라 한진그룹 수장에 오른 지 9개월만에 최대 위기에 봉착한 조원태 회장이 꺼낼 반격 카드에 관심이 쏠린다.

조 전 부사장의 '선전포고'에 한진그룹은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을 축으로 하는 '반(反) 조원태' 세력의 공격이 심상치 않다는 점에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전략을 짜내는 데 절치부심하고 있다.

4일 재계 등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조 전 부사장 측의 공세에 대한 본격적인 대응책 마련에 착수했다.

주로 우호지분 추가 확보 등 다양한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의 가장 우선적인 과제는 조 전 부사장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의 이탈을 막는 것이다.

조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6.52%다.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과 동생인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 재단 등 특수관계인(4.15%)의 지분을 합치면 22.45%다.

조 전 부사장 등의 연합군과 지분율 차이가 박빙 수준이기 때문에 이 고문과 조 전무의 이탈을 막는 것은 경영권을 방어하는 데 필수적이다.

추가 이탈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우호 세력으로 꼽히는 델타항공(10%)과 카카오(1%)까지 고려하면 우호 지분은 33.45%까지 확대된다.

이는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이 공동 보유하고 있는 31.98%(6.49%+17.29%+8.20%)보다 1.47%포인트(p) 많은 정도다.

이러한 구도 속에서 양 측 간 세(勢) 싸움에는 3가지 정도의 변수가 있다.

우선 한진칼 지분의 2% 안팎을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기관투자자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다.

일단 업계에서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조 전 부사장 연합군의 우호 세력이 될 가능성을 점친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을 이끄는 황성환 대표는 강성부 KCGI 대표와 SMIC(서울대 투자연구회)에서 같이 활동했기 때문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조 전 부사장 측 편에 선다면 조원태 회장은 다시 열세로 돌아선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행보와 반도건설 지분에 대한 의결권 제한 여부도 큰 변수다.

최근 공시에서 4.11%의 한진칼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이를 3% 안팎으로 낮춘 것으로 전해진다.

1%의 지분이 아쉬운 상황인 만큼 국민연금이 쥔 지분은 3월 말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여전히 '캐스팅 보트'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법조계를 중심으로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 매입 과정에서 투자 목적을 '경영참여'로 갑작스럽게 변경한 것에 대한 논란도 남아 있다.

의도를 속였다고 볼 수 있는 경우 허위 공시로 판단돼 의결권이 일정 부분 제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건설의 지분 매입과 관련해 아직까지 한진그룹 또한 소송 여부를 확정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면서도 "다만, 의결권이 일부 제한될 경우 전체적인 판세에도 영향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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