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주요 금융지주들이 글로벌 및디지털 부문에서 벌어들이는 수익비중을 꾸준히 늘리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모양새다. 이에 따라 미래 먹거리로 꼽혔던 글로벌과 디지털 부문이 실적 개선의 한 축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금융·우리·하나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글로벌 순이익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신한금융의 지난해 글로벌 순이익은 카드나 금융투자 등 글로벌 비은행 강화를 기반으로 전년보다 23.3% 성장한 3천979억원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의 글로벌 순이익은 지난해 기준 3천702억원으로 전년 대비 15.8% 늘었다.

특히 전체 당기순이익에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늘었다. 신한금융 그룹 순이익에서 글로벌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7%에서 지난해 11.7%로 성장했고, 신한은행은 지난해 글로벌 순이익 비중이 전체 순익의 15.9% 수준에 이르렀다.

신한은행의 주력 해외법인은 신한베트남은행이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 1993년 국내은행 중 처음으로 베트남에 문을 연 후 현재 베트남 내 외국계 은행 중 1위 은행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전체 해외점포 중 신한베트남은행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 20%에서 지난해에는 34%까지 늘었다.

KB금융의 경우 지난해 글로벌 부문에서 약 4천70만달러(약 485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2018년 5천150만달러(약 614억원)보다는 약 20% 줄었지만 지난 2017년 890만달러(약 106억원) 규모보다는 껑충 뛰었다. 금융지주 중 글로벌 진출이 늦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아직 성장 과정에 있는 셈이다.

특히 KB금융은 올해 예정된 캄보디아 1위 소액대출회사 프라삭(Prasac) 지분 인수를 시작으로 캄보디아를 중심으로 한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 2018년 프라삭의 순이익이 약 7천900만달러(약 934억원) 정도임을 고려하면 지분상 연간 기준 650억원 이상의 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은 그룹 순이익에서 글로벌 부문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난 2018년 기준 1.8%대에서 5년 내 10%, 10년 내로는 20%까지 확대시킬 방침이다.

우리금융도 지난해 글로벌 부문 순이익이 2천240억원으로 전년보다 15.8% 늘었다. 이로써 글로벌 부문이 그룹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넘게 됐다. 우리금융의 글로벌 부문 순이익의 약 55%는 동남아·서남아시아 지역으로 구성돼 있다.

하나금융도 지난해 베트남 자산규모 1위 은행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의 지분 약 15%를 취득하는 등 글로벌 비중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10%대인 글로벌 부문 수익 비중을 20%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이들 금융지주 실적은 디지털 부문을 통해서도 탄력을 받고 있다.

신한금융의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영업수익은 지난해 1조3천800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16% 증가했다.

KB금융은 지난해 10월 말 오픈뱅킹 서비스 실시 이후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 '스타뱅킹'의 월 1회 이상 이용자 수가 3개월 만에 7% 넘게 증가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해 출시한 비대면 신용대출인 하나원큐 신용대출의 성장세를 바탕으로 신용대출 실적이 개선되면서 가계대출 규모가 전년 말보다 7.8% 늘어난 114조8천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에 들어선 데다 대출 관련 규제들도 심화된 만큼 이자이익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향후 수익성 개선을 위해서는 글로벌과 디지털 부문에서의 성장은 필수인 만큼 해당 부문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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