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수출 주력업종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엇갈린 영향을 받고 있다.

반도체가 수요 감소에 따라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반면, 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를 중심으로 공급이 줄며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 등에 따르면 PC에 주로 사용되는 DDR4 8Gb D램 제품의 현물 가격은 지난 14일 기준 개당 3.41달러에 거래됐다.

지난해 말 3.03달러에서 거래가 마감된 D램 가격은 이달 4일에는 3.49달러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 일로에 접어들고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를 연장하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D램 현물 가격은 매달 발표되는 D램 고정 거래가격의 선행지표로, 현물 가격이 하락한 데 따라 이달 말 고정 거래가격이 다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중국 내 스마트폰 생산과 수요가 줄면서 반도체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영향을 미쳤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아이폰 생산 전망치를 당초보다 10% 줄어든 4천100만 대로 예상했다.

시장 분석기관 IDC는 올해 1~2월의 중국 스마트폰 판매는 한 해 전보다 40%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중국 내 다수의 스마트폰 판매점들이 문을 닫고,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가동도 완전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와 달리 디스플레이는 코로나19가 LCD 판가 상승을 불러올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세계의 LCD 생산공장인 중국이 춘제 연휴 연장과 교통 통제로 생산성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중국에 생산라인을 둔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도 코로나19로 LCD 생산량이 줄었다.

LG디스플레이는 춘제 연휴 기간 옌타이(煙台)와 난징(南京) 지역 모듈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가 지난 10일 재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춘제 연휴 기간 쑤저우(蘇州) 액정표시장치(LCD) 공장과 둥관(東莞) 모듈 공장 가동률을 평시보다 낮춘 상태로 운영하다가 중국 정부가 춘제 연휴를 연장하자 일부 라인을 멈췄다.

이후 지난 10일 중국 정부 방침에 맞춰 가동을 다시 시작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코로나19로 중국 내 주요 패널 제조사의 2월 LCD 팹 가동률이 최대 20% 이상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중국이 올해 세계 LCD 패널 생산에서 55%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데 따라, 중국의 생산 감소가 LCD 패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우한(武漢) 봉쇄 정책에 따른 원자재 공급 차질로 LCD 점유율 1위인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BOE의 LCD 공장 가동 중단이 불가피하다"며 "이에 따라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LCD 패널 업체들은 향후 적극적으로 LCD 가격 인상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코로나19로 중국 광저우(廣州) 신규 올레드(OLED) 공장의 본격적인 가동이 지연되면서 악영향 또한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광저우 올레드 라인의 본격적인 가동이 지연되면서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TV 패널 연간 판매량 목표 600만대도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올레드 부문 흑자 전환 시기도 이에 맞춰 다소 늦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mrlee@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8시 3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