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종합상사들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장기화 여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출발점이 됐던 중국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출국 보류시켰던 현지 주재원을 복귀시키는 등 업무 정상화를 준비 중인데 국내 상황이 악화하면서 해외 출장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코로나19 확산이 진정국면에 접어들지 않고 장기화할 경우 해외 거래처가 대체거래선 발굴 등에 나설 수 있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상사는 지난달 셋째 주부터 국내 체류 중이던 중국 주재원을 순차적으로 복귀시켰다.

LG상사는 중국에 상해법인을 비롯해 베이징지사 등 5개 지사와 다수의 연락사무소, 투자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하자 지난 1월 중국의 설 명절인 춘제를 기점으로 일시 귀국했던 주재원의 출국을 보류하고 국내에서 근무하도록 했다.

LG상사 관계자는 "중국 춘절기간인 1월 마지막 주에 국내로 복귀했던 주재원들을 출국 보류 조치를 했다"며 "2월 셋째 주부터 순차적으로 복귀하면서 지금은 전원 복귀했다"고 말했다.

상하이, 광저우 등 5개 거점을 중국에 두고 있는 삼성물산은 코로나19가 확산할 때도 현지 주재원을 유지했다.

지금은 후베이성 출장을 금지하고 외부출장과 미팅은 최소화하고 전화, 컨퍼런스콜 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현대종합상사는 현지에 복귀하더라도 출장 등 현지 영업활동에 제약이 많은 점을 고려해 중국 주재원들을 아직 국내에 체류시키고 있다.

문제는 국내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함에 따라 우리나라에 대한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4일 오전 기준 한국발 입국을 금지하거나 입국절차를 강화한 나라 또는 지역은 총 92곳이다.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들과 거래가 잦은 현대종합상사는 최근 버스 수출을 위해 출장 갔던 직원이 현지 보건당국의 조치로 수일간 격리되는 일을 겪기도 했다.

상사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럽이나 미국 등은 제조업체들이 직접 해외거래를 주관하기 때문에 종합상사들의 거래처는 주로 개발도상국에 집중됐다"며 "입국 제한 국가들이 늘어날수록 사업에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종합상사들이 주관하는 거래는 장기계약이 많기 때문에 1분기 물량을 2분기로 미룬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하면 해외수요국들도 대체거래선 발굴에 나설 수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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