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앞으로 뭐가 남았나"
[데스크 칼럼]"앞으로 뭐가 남았나"
  • 이종혁 기자
  • 승인 2020.03.31 0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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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 대유행하는 2라운드 국면이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감염 확진자 증가자 수가 곧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희망 섞인 분석이 벌써 나오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 우리만 해도 이미 여러 차례 예상이 빗나갔다. 종교 행사를 통한 확진자의 폭발적 증가가 나타날지 예측 못했고, 해외 감염자가 국내로 유입되면서 다시 증가자 수를 보탤지도 몰랐다. 곧 끝난다는 희망 고문보다는 조심하는 편이 나은 상황이다.



세계 경제의 코로나19발 급격한 침체를 차단하고자 동원된 재정·통화정책 자금 규모가 7조달러(약 8천512조원)에 육박한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미국이 2조2천억달러의 경기 부양 패키지를 내놨고, 양적완화(QE)에 나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주 총자산이 사상 처음으로 5조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1주일 만에 5천860억 달러(약 713조원) 증가한 셈이다. 우리도 2차 추경을 일으켜 소득 하위 70% 이하의 1천400만 가구에 100만원(4인 가구 기준)을 지원하는 긴급재난지원금을 편성하기로 했다.



중앙은행이 막대한 자산 매입에 나서고, 정부가 가계에 생활 안정 자금을 투입해도 세계 금융시장은 여전히 안심하지 못하는 눈치다. 곧 다가올 여진이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지속한 저금리 덕에 연명한 좀비 기업들이 명확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국제유가가 20달러대에서 회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하이일드 회사채 시장에서 재무 건전성이 취약한 기업의 구조조정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금융위기 후 월가를 점령하라는 시위를 겪은 미국 정치권과 연준이 이들의 회사채까지는 사주지는 않을 것이다.



자본주의가 지금까지 살아남은 동력은 썩은 환부를 스스로 도려내는 효율성에 있다. 우리도 두산중공업이 국책은행으로부터 1조원 규모의 한도성 대출을 확보해 급한 불은 껐지만, 본격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반영된 경제지표가 나올 때마다 금융시장은 출렁이고 재무 건전성이 취약한 기업은 자금 조달을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다. 자연스럽게 정부와 금융자본은 기업에 대한 옥석 가리기를 할 여지가 크다. 과거 위기 때마다 부의 불평등이 확산하고, 큰 기업이라는 이유로만 살아남는 대마불사에 대한 문제점을 우리는 경험했다.



다만 전 세계 경제가 동시에 멈춰서면서 각국 정부가 자국 기업 보호 성향을 띌 여지가 많은 상황이다. 우리도 코로나19 사태 후 새롭게 재편될 글로벌 경제를 제패할 잠재력이 있는 기업이라면 주주의 희생과 헌신을 먼저 철저히 약속받는 대신 일시적인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시간이 흘러 '좋은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는 격언을 떠올리면서 후회하는 건 쓸모 없다. 산업과 금융자본 모두 지금 이 문구를 곱씹어 볼 때다. (자산운용부장 이종혁)

libert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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