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산과 소비 등 실물경제지표가 외환위기(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낙폭을 키워가고 있다.

코로나19의 팬더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친 이후 실물 경제에서도 코로나19의 영향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0년 2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지난달 생산과 소비, 투자 등 이른바 '트리플' 마이너스가 현실화한 가운데 각종 지표가 수년래 최대 또는 '역대급' 낙폭을 나타냈다.

우선 1월과 비교해 광공업생산이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9월(-10.5%) 이후 가장 큰 -3.8%를 기록했다. 특히 자동차 감소 폭이 -27.8%로 두드러졌다. 자동차 파업이 벌어진 2006년 7월(-32.0%) 이후 가장 큰 위축이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0.7%로 역시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3월(69.9%) 이후 가장 낮았다. 제조업 재고율을 의미하는 '재고/출하' 비율은 118.0%로 4.1%포인트 상승했다. IMF 시기인 1998년 9월(122.9%) 이후 가장 높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서비스업 생산(-3.5%)도 직격탄을 맞았다. 200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고서 최대 감소 폭이다.

광공업생산과 서비스업 생산은 전(全)산업 생산을 3.5% 끌어내렸다. 낙폭은 구제역 시기인 지난 2011년 2월(-3.7%) 이후 가장 크다.

소매판매도 -6.0%로 구제역 시절인 2011년 2월(-7.0%) 수준으로 감소 폭이 확대됐다. 9년 만에 최대치다.

이에 따라 동행지수 순환변동치와 선행지수 순환변동치에도 일부 변화가 생겼다. 동행지수는 99.8로 전달보다 0.7포인트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1월 0.7포인트 떨어진 이후 최대 폭이다.

앞으로 3~6개월 우리나라의 경기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수(100.3)는 보합이었다. 1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마감한 것이다.

그러나 2월 선행지수는 현시점에서 신뢰성이 없다는 평가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 동향통계심의관(국장)은 "선행지수가 보합이긴 하지만 구성지표가 코로나19가 미친 경제적 충격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급격한 경제적 충격이 있는 경우엔 전망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본다"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선행지수를 발표하는 데 현재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해서 연기한 바 있다"고 부연했다.

앞으로 실물지표는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2월에는 중국을 제외하고 확진자가 7천380명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가 3천100명 정도, 이탈리아가 1천400명 수준이었다.

이번 실물 지표는 우리나라와 중국 정도가 코로나19 영향을 받는 데 따른 지표라는 한계가 있다. 지난 10일 코로나19 팬더믹이 선언되고서 미국과 유럽 등에서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영향은 반영되지 않았다.

코로나 확산이 한창인 미국과 유럽 등의 수요위축으로 제조업의 생산과 수출에서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당장 우리나라 3월 1~20일 일평균 수출도 반도체 회복세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감소했다.

안형준 국장은 "2월분은 중국과 한국만 코로나19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주로 우리 내부의 감염 예방을 위한 소비패턴만 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표가 더욱 악화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차를 두고 영향들이 하나하나 반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주요 경제전망ㆍ신용평가기관은 이미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을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 23일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1%에서 -0.6%로 마이너스(-)로 떨어뜨렸다. 지난 5일 1.1%로 0.5%포인트 하향 조정한 지 3주도 되지 않아서다. 노무라증권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 시 -12.2%까지 성장률이 급감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시시각각 급변하지만, 선행지수도 3월분부터는 우리나라의 앞으로의 상황을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선행지수는 재고순환 지표와 경제 심리지수(ESI), 기계류 내수 출하지수, 건설수주액, 수출입물가 비율, 코스피, 장단기 금리차(差) 등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현시점에서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는 것은 ESI와 코스피, 장단기 금리 차(국고채 5년물-콜금리 1일물)다.

3월 ESI는 63.7로 1달 전보다 23.5포인트 급락했다. 2009년 1월(62.7) 이후로 가장 낮다. 코스피는 이달 초부터 31일 오전 9시까지 -11.91% 빠졌다. 장단기 금리 차는 오히려 벌어졌다. 국고채 5년물은 1.358%로 상승세를 보였고, 콜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전날 기준 0.81%로 내림세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우리나라가 2월 중순부터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받았는데, 3월에는 활동 위축으로 전체적으로, 통째로 안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지금 당장에는 서비스업 위주로 안 좋아지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대책을 짜야 한다"고 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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