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약 9개월 만에 6천억원 상당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한 가운데 자본에 숨통이 트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약 1억1천898만주의 보통주를 발행하기로 의결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5천949억원 규모다.

이는 지난해 7월 약 276억원 규모 브릿지증자를 한 지 약 9개월 만이다.

유상증자가 계획대로 완료될 경우 케이뱅크 자본금은 1조1천억원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기준 납입자본금은 5천51억원이다. 케이뱅크의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최소 1조원의 자본금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간 업계의 지적이었다.

현재 케이뱅크는 지난해 4월 이후로 예·적금 담보대출을 제외하고 사실상 모든 대출 영업을 중단한 '개점 휴업' 상태다.

KT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중단에 이어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도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자본 확충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앞서 KT는 케이뱅크 최대 주주로 올라서기 위해 금융위원회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했으나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이 발견되면서 심사가 무기한 중단됐다.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안의 경우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주주 적격성 요건 심사 시 공정거래법 위반 전력을 제외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다. 이에 따라 해당 개정안이 통과되면 KT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증자가 가능할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이 본회의에서 부결되면서 해당 법안은 다음 국회로 미뤄지게 됐다.

케이뱅크가 6천억원 규모 증자를 추진하게 된 것도 더는 법안 통과에만 기대서는 정상영업을 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이번에 발행될 신주는 현재 지분율대로 배정될 예정이다. 케이뱅크의 주주는 현재 우리은행(13.79%), KT(10%), NH투자증권(10%), IMM프라이빗에쿼티(9.99%), 한화생명(7.32%)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실권주가 또다시 발목을 잡을지가 관건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017년 약 1천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주주 불참으로 200억원가량 실권주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 2018년에도 약 1천200억원의 증자를 계획했지만, 실권주가 발생했다. 당시 IMM프라이빗에쿼티가 실권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참여했다.

지난해 브릿지증자 역시 당초 목표는 412억원이었지만 일부 주주의 참여 거부로 276억원을 확보하는 데 그치기도 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실권주가 발생하면 주요 주주사가 나눠서 실권주를 가져가게 될 것"이라면서 "다만 주요 주주사들 모두 유상증자를 추진하려는 의사가 확고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주금납입일은 오는 6월 18일이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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