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국제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요인으로 떠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실물 경제 충격이 점점 구체화하는 가운데 유가 급락은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21일 마이너스 국제 유가에 대해 넘치는 재고가 반등의 걸림돌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 방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인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에서 유가 동향에 주시하는 이유는 두 가지"라며 "하나는 현재 증시의 반등이 실물경기의 회복을 동반하지 않고 있으며, 이는 국제유가가 오히려 하락하는 점을 통해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하 연구원은 "현재 증시 반등은 실물경기 회복보다 통화정책 효과 때문일 수 있는데 제로 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 등의 강력한 유동성 공급 조치는 향후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하지만 인플레이션 우려를 불식시키는 것이 바로 유가 하락"이라고 짚었다.

그는 "현재 WTI의 경우 6월 20일 만기인 차근월물과 5월 20일 만기인 근월물간 격차가 30달러 이상"이라며 "이런 슈퍼 콘탱고(Super Contango)는 유가 바닥을 알려주는 시그널이었다"고 봤다.

하지만 눈앞의 유가 급락 공포를 만회할 만한 반등 요인은 아직은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WTI 선물 5월물 폭락은 코로나19 여파로 급감한 석유 수요 불확실성이 공급 과잉 공포로 자리 잡은 가운데 원유 선물 시장 만기 이벤트까지 겹친 탓"이라며 "OPEC+ 감산은 5월부터 이행이 시작돼 당장의 공급 과잉 공포를 불식시키기는 역부족이고, WTI 선물 콘탱고 확대도 단기 유가 하방 압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미국 원유 저장시설 부족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도 대두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완화에 따른 봉쇄 해제가 현실화해야 OPEC+ 감산 실효성도 평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원유 수급이 점차 개선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원유 수급밸런스만 보면 2020년 2분기가 가장 최악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하반기 본격적인 원유 감산 효과가 실현되고, 경제활동 재개로 인한 원유수요 개선으로 원유시장의 수급 밸런스는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글로벌 유가 급락의 충격이 이어진 만큼 1,900선으로 오른 국내 증시도 당분간 이를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 반등이 진행된 만큼 코스피 역시 이번 주 숨 고르기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정책 기대와 코로나 정점 통과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조정폭은 제한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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